‘착않여’ 김혜자, 이순재에게 30년 동안 전하지 못한 말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04.10 07: 49

‘착하지 않은 여자들’ 김혜자-채시라-도지원이 이순재를 향한 뜨거운 고백으로 안방극장을 촉촉이 적셨다.
지난 9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서는 순옥(김혜자 분)의 집에서 함께 살기로 했던 철희(이순재 분)는 재결합 첫 날 끝내 적응하지 못하고 집을 나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철희의 두 번째 가출에 순옥과 현숙(채시라 분), 현정(도지원 분)이 철희가 있는 여관방으로 찾아가 설득했지만, 철희는 여관이 마음이 더 편하다며 거절했다.
이에 순옥이 “우리 그냥 예전처럼 살까요? 당신은 그냥 요양원 양미남으로. 여긴 아버지 없이도 잘 자란 두 딸로”라고 초강수를 뒀지만, 철희는 “솔직히 그게 낫겠소”라며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가족보다 혼자 있는 것을 택한 철희에게 마음이 상한 순옥은 그렇게 하자고 했고, 현정 역시 눈물을 애써 참아낸 채 명절 때 요양원으로 인사는 가겠다는 냉정한 말을 남기고 돌아서려했다.

이때 순옥이 발걸음을 멈추고 철희에게 그동안 전하지 못했던 가슴 깊이 간직해온 말들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순옥은 “당신을 추억하고 그리워하면서 살 때가 더 행복했어. 그땐 미안한 것도, 고마운 것도 많았거든”이라며 “당신한테 하고 싶었던 말을 매일 하나씩 적어봤어”라고 지난 30년 동안 철희의 빈자리를 하루도 빠짐없이 홀로 그리워하고, 추억했던 사실을 고백했다. 이어 “밥은 먹었어요? 내가 해준 냉면이 생각나면 어떡해...현정이가 방송국 시험에 붙었어. 아홉시 뉴스를 맡았어. 당신도 보고 있지?”라며 “현숙이가 예쁜 딸을 낳았어. 대학은 못 갔어. 미안해”라고 철희가 없는 동안 두 딸을 키우면서 묵묵히 삼켜왔던 하고 싶었던 말들을 눈물을 머금은 채 토해내 심금을 울렸다.
뿐만 아니라 순옥에 이어 아버지를 향한 현숙의 눈물 고백도 안방극장을 애잔함으로 물들였다. 순옥의 진심어린 말에도 집에 가지 않겠다는 철희에게 현숙이 “아버지 기억 안 난다고 우릴 외면할거야? 우리 아버지 맞는데”라고 철희에게 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철희가 “미안해요. 현숙씨”라며 거절하자, 현숙은 “딸한테 현숙씨가 뭐야. 아버지랑 눈도 닮고, 바보 같은 것도 닮고, 다 닮은 아버지 딸인데”라며 “기억이 안 나도 옆에 있어 주면 안돼요?”라고 복받치는 울음을 쏟아냈다.
하지만 순옥과 현정, 현숙은 결국 눈물을 흘리며 철희와 이별을 택했던 상태. 애절한 눈물을 쏟아내며 길을 걷던 세 사람 뒤로 갑자기 “현숙아”라고 부르는 철희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긴 세월 동안에도 자신을 잊지 않고 가슴속에 간직하고 그리워했던 가족들의 진심이 철희의 마음을 움직인 것. 눈물을 뚝뚝 흘려내는 세 모녀와 눈시울이 붉어진 채 세 모녀를 바라보는 철희의 모습이 교차되면서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14회 방송에서 김지석이 동생 송재림이 좋아하는 여자가 이하나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진 모습이 그려져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두진(김지석 분)은 루오(송재림 분)가 좋아하는 여자를 소개시켜준다고 마련한 저녁 식사 자리에 참석하기 위해 약속 장소에 찾았고, 때마침 먼저 도착한 마리(이하나 분)와 루오가 다정하게 대화중인 모습을 식당 유리벽을 통해 목격했다. 이내 동생 루오가 좋아하는 사람이 마리라는 사실을 깨달은 두진은 루오에게 급한 일로 못 간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자리를 황급히 떠났던 것. 현숙(채시라 분)에게 직접 찾아가 마리를 진심으로 좋아한다고 진심을 전하기까지 했던 두진이 루오도 마리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앞으로의 행보에 호기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방송된 ‘착하지 않은 여자들’ 14회는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시청률 12.7%을 기록하며 수목극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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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지 않은 여자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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