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감남’, 유치+오글거림..그런데 귀엽다[첫방]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5.04.11 07: 07

‘나의 유감스러운 남자친구’는 만화 같은 이야기로 유치하고 오글거림은 있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스토리나 등장인물들이 하나 같이 귀여웠다.
지난 10일 방송된 MBC드라마넷 금토드라마 ‘나의 유감스러운 남자친구’(극본 이재윤, 연출 남기훈, 이하 유감남) 1회분에서는 윤태운(노민우 분)과 유지나(양진성 분)가 유쾌하지 않은 첫 만남으로 인연이 시작된 내용이 그려졌다.
‘유감남’의 윤태운과 유지나는 여느 로맨틱코미디 드라마 속 남녀주인공들이 그랬듯 첫 만남이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윤태운이 끌고 가다 넘어뜨린 거름에 구두를 버린 유지나과 윤태운의 악연이 시작됐다.

이후 유지나는 광고회사 면접에서 1시간 내에 주어진 물건으로 광고를 만들라는 미션을 받고는 화단을 정리하는 윤태운에게 다가가 갑자기 상의를 벗기고 삽질을 시켰다. 거칠게 신음소리까지 내라는 요청에 윤태운은 아무런 반항도 하지 않고 유지나가 시키는 대로 했다.
이어 유지나는 윤태운의 거미를 죽이는 바람에 면접에서 떨어질 뻔한 위기에서 윤태운과의 일을 해결하면 합격할 수 있다는 것에 윤태운을 찾아가 그의 슬픔을 공감하는 척했고 윤태운은 또 눈물을 흘리며 가슴 아파했다.
스토리는 마치 만화 같다. 드라마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유감남’은 꽃미남 원예사 윤태운과 좋지 않은 스펙으로 면접을 봤지만 손으로 내리쳐 죽은 거미가 대학교 이름을 교묘하게 가려줘 명문대학을 나온 것처럼 돼 면접에 붙은 유지나, 윤태운이 불쌍한 눈빛으로 유지나를 바라보자 후광이 나오는 등 만화 같은 전개가 이어졌다. 유치하지만 유쾌한 스토리였다.
또한 캐릭터는 동화 속에나 나올 법했다. 특히 노민우가 맡은 윤태운 캐릭터는 이 세상에는 없을 것 같은 인물이었다. 극 중 노민우는 원예사이자 식물학 박사인 남자 주인공 윤태운 역할을 맡았다. 윤태운은 드라마 제목처럼 지나치게 순수해서 유감스러운 남자. 때 묻지 않은 남자 윤태운은 꽃미남임에도 불구하고 지나친 순수함 때문에 연애경험 한 번 없는 남자다.
사람들이 자신의 꽃미남 같은 얼굴을 보고 놀라는 것도 모르고 소똥으로 만든 거름에 만족해하는가 하면 고물자전거를 타고 마이마이에서 흘러나오는 옛날 음악을 듣는 등 범상치 않은 캐릭터였다. 이뿐 아니라 자신이 기르다 없어진 거미를 찾으려고 사내방송을 하고 유지나 때문에 죽은 거미를 깡충이라고 부르며 “깡충이가 막내다. 좀 소심했다”고 거미의 죽음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더욱 심각한 건 여자들이 자신에게 접근하는 것이 유혹인지 모르고 순수하게 대하는 윤태운이었다. 수많은 여자들이 호감을 보여도 이를 순진무구하게 받아들이는 윤태윤은 비현실적인 캐릭터였다.
꽃들에게 인사하고 꽃들을 위해 음악까지 틀어주는 남자 윤태윤은 유치하고 오글거리기도 하지만 보호본능을 이끌어내는 남자였고 앞으로 이 남자가 어떻게 귀여운 행동으로 여심을 설레게 할지 기대된다.
한편 ‘유감남’은 지나치게 순수해서 유감스러운 남자와 너무 순수하지 못해 유별스러운 여자의 좌충우돌 유감극복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kangsj@osen.co.kr
MBC드라마넷 ‘나의 유감스러운 남자친구’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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