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기만 하면 다투고 티격태격하는데 어딘지 모르게 달달한 핑크빛 기류가 감도는 듯 하다. '파랑새의 집' 이상엽과 채수빈, 연인 직전의 두 남녀가 안방극장에 봄철 연애세포를 자극하는 설렘을 선사했다.
지난 11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파랑새의 집'(극본 박필주, 연출 지병현)에서는 퇴근 후 떡볶이를 먹고, 데이트인 듯 아닌 듯 알콩달콩한 만남을 이어가는 현도(이상엽 분)과 은수(채수빈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함께 떡볶이를 먹은 후 계산을 하는 은수를 본 현도는 "너 설마 우리 집이 망했다고 오해하는 거 아니냐. 나 지금 카드 없고 차 없다고 동정하지 마라"라며 자존심 상해했다. 이어 그는 "떡볶이 열 배로 갚아주겠다. 나 원래 여자 만날 때 기본 풀코스로 한다"라며 장담했고 은수는 "전에 한 달마다 만났던 여자들 말이냐"며 질투심을 드러내 썸타는 남녀의 간지러운 상황을 연출했다.
언제 어디서나 은수를 생각하는 현도의 팔불출 행동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는 회사에서 디자인 공모전 포스터를 보자마자 한달음에 은수에게 달려가 공모전에 참가해보라고 추천했다.
"조건이 너무 좋다. 진짜 대박이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은수를 꿀이 떨어지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현도의 모습은 누가 봐도 사랑에 빠진 남자의 행동으로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간질였다. 은수 또한 "매일 쓸모없는 일만 하더니 웬일이냐"라는 퉁명스러운 말과 달리 웃음이 떠나지 않는 얼굴로 두 사람의 러브라인에 설렘을 더했다.
두 썸남썸녀의 로맨스는 아이스크림을 통해 더욱 달콤해졌다. 현도는 어렸을 적 지완(이준혁 분)과 아이스크림을 먹던 추억을 회상하는 은수에 "김지완이 매일 말만 번지르르해서 이깟 아이스크림 얼마 한다고"라고 툴툴대며 "내일 월급 받는다. 월급만 받아봐라. 이 아이스크림 박스째 사주겠다"라고 으스댔다. 마음에 둔 여자에게 귀여운 허세를 부리는 현도의 모습은 여성 시청자들의 로망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현도와 은수의 로맨스는 출생의 비밀, 아버지 친구의 과거 악행이라는 무거운 소재들 속에서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로 하루빨리 커플이 된 두사람을 보고 싶어하는 시청자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날 방송 말미 현도가 태수(천호진 분)의 아들이자 재벌 2세라는 사실이 밝혀져 두 사람의 관계의 독이 될지, 득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파랑새의 집'은 취업난에 시달리며 꿈을 포기하고 현실만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젊은이들과 그들 부모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매주 토, 일요일 오후 7시 55분 방송된다.
jsy901104@osen.co.kr
'파랑새의 집'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