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역전문배우’라고 불리는 배우 김희원. 알고 보니 코믹 연기에도 탁월한 ‘천상배우’였다. 무서운 얼굴을 하다가도 어리바리한 표정을 지으며 코믹스러운 모습을 만들어낸 김희원은 ‘SNL 코리아6’를 통해 또 다른 자신의 매력을 확실히 어필했다.
지난 11일 방송된 tvN ‘SNL 코리아6’에서는 김희원이 호스트로 나서 다양한 콩트 연기를 소화하며 다양한 매력을 발산했다. 김희원은 오프닝에서 최대한 환한 얼굴로 등장했지만 신동엽은 “무섭기도 하고 긴장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희원은 조금만 표정을 바꿔도 악역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김희원은 그간 영화 ‘아저씨’를 비롯해 ‘우는 남자’, ‘미스터 고’, 드라마 ‘미생’, 출연 중인 MBC 수목드라마 ‘앵그리맘’까지 악역을 소화했다. 살벌한 눈빛, 무표정, 툭툭 던지는 말투 등 김희원은 악역으로 가장 적합한 배우다. 그러나 그런 얼굴에서도 수더분한 매력이 있다. 마치 동네 아저씨 같은 친근함을 가지고 있는 것이 그의 매력 중의 하나다.
그런 그가 ‘SNL 코리아6’에서 대표 악역배우의 면모를 다시 한 번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차진 코믹연기로 웃음까지 선사했다. 김희원은 사악한 연기로 대중을 소름 끼치게 했던 ‘아저씨’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방탄유리’ 장면을 패러디 했다. 초반에는 영화대로 음산한 분위기가 연출됐지만 곧 김희원의 코믹연기가 살아났다. 정상훈과 묘한 브로맨스 케미를 형성한 것.
김희원은 ‘아저씨’ 장면처럼 “이거 방탄유리야. 이 XX야”라고 살벌한 표정으로 외쳤다. 그러나 이때 LG와 한화의 경기내용이 라디오로 들렸고 두 사람은 집중해서 들었다. 한화가 패하자 두 사람은 크게 아쉬워했고 서로 한화팬임을 직감했다. 이후 김희원과 정상훈은 좋아하는 한화 선수가 김태균인 점, 고향과 아는 지인도 똑같다는 점, 애니메이션 ‘원피스’를 좋아하는 것까지 모두 똑같은 취향으로, 김희원은 정상훈과 서로 자연스럽게 끌리는 모습을 능청스럽게 연기했다. 이어 김희원은 자동차 극장 데이트, 벚꽃놀이, 이어폰으로 음악을 함께 들으며 수줍어하기도 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다.
김희원의 살벌한 연기와 코믹한 연기의 콜라보는 기가 막힐 정도였다. 실제 그는 ‘앵그리맘’과 ‘식샤를 합시다2’에서 각각 다른 색깔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동시에 극과 극의 연기를 소화하는 김희원의 맛깔 나는 연기는 시청자들을 감탄케 했다. ‘미생’을 패러디한 코너에서 김희원은 호의라고 해서 어깨를 주물러주고 커피를 타주고 신상품 벨트를 테스트 했지만 다른 직원들의 눈에는 괴롭히고 누군가를 죽이려고 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 장면을 위해 김희원은 특유의 살의 가득한 눈빛으로 연기했다.
이어 ‘선생 신봉두’에서는 더벅머리를 하고 대걸레 자루를 부러뜨리며 신동엽을 겁주고 ‘희원스쿨’에서는 정통 로맨스 연기를 보여준다고 하더니 드라마 ‘상속자들’의 달달한 대사도 무섭게 협박하듯 말해 로맨스를 호러로 만들어버렸다. 마지막은 코믹연기로 마무리했다. ‘글로벌 위켄드 와이’에서 북한 특파원으로 등장, 2대8 가르마의 가발을 쓴 채 북한 말투로 리포팅, 전혀 위화감 없는 비주얼로 큰 웃음을 선사했다.
‘SNL 코리아6’에서 코믹 연기와 악역 연기를 탁월하게 조합시켜 웃음을 만들어낸 김희원. 두 가지 극과 극 연기를 적절하게 조화해 선보인 김희원은 천상배우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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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SNL 코리아6’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