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런닝맨' 정일우, 김종국 넘보는 승부의 신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5.04.13 07: 36

배우 정일우는 두 얼굴의 남자였다. 우세할 땐 환한 미소를, 열세할 땐 새침한 표정을 보여줬다. 승패에 일희일비하는 그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는 동시에, 강한 승부욕으로 프로그램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정일우는 지난 12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에 가수 정용화, 이홍기 등과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게임은 68개국 전 세계 시청자들이 직접 보내준 아이디어로 구성됐고, 이를 위해 김종국이 리더인 3인 팀과 유재석이 리더인 7인 팀을 나뉘었다. 정일우는 김종국의 선택으로 3인 팀이 됐다. 그는 "'런닝맨'에 출연하고 싶었는데 매번 시기가 맞지 않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내내 강한 승부욕을 보여줬다. 자세가 다소 민망한 병 낚시 게임에 거침 없이 임하는가 하면, 물총 올킬 게임에서도 남다른 스피드를 보여주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게임을 하는 동안 작은 승리에도 해맑은 표정을 지었고, 그렇지 않으면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 졌다. 정일우의 불타오르는 승부욕에 유재석은 "일희일비하는 스타일"이라고 놀렸고, 정일우는 이를 부정하지 않았다.

최종 미션인 방울 숨바꼭질도 마찬가지였다. 3인 팀의 승리에 있어 정일우의 공이 컸다. 첫 출연이었지만 재빠른 몸놀림과 순발력을 보여줬다. 덕분에 상대팀원들의 이름표를 빠른 시간 내에 제거했다. 또 7인 팀이 찾아내야 하는 알파벳 카드를 정수기 수조 밑에 숨기는 치밀함을 보여줬다. 그로 인해 7인 팀원들은 알파벳 카드를 찾기 위해 오랜 시간을 보냈고, 3인 팀은 그 사이 상대 팀원들을 모두 포획했다.
신사적인 면모는 여성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3대 1로 정일우의 팀이 앞서는 상황에서, 정일우는 일부러 송지효에게 승리를 내줬다. 달려오는 송지효에게 물총을 쏘아야 했지만, 대신 꽃받침을 만들어 송지효가 자신의 얼굴에 물총을 쏠 때까지 기다렸다. 나머지 게임에서 정일우가 승리하며 3인 팀의 승패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김종국은 "그런 건 요즘 스타일 아니다. 과거 'X맨' 시절 스타일이다"라고 비난했다.
'런닝맨'을 포함해 대부분 예능프로그램은 그날 게스트와 구성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는다. 그런 점에서 '승부의 화신' 정일우는 게임형 예능프로그램에 최적화된 게스트였다. 큰 키와 적당히 다부진 몸, 필라테스로 다져진 유연함 등 신체적 조건도 뛰어났다. 그동안 예능프로그램에서 자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신선함이 더해졌다. 팬들은 외친다. 정일우씨, '런닝맨' 또 나와 줄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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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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