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내반반’, 반짝반짝 빛나지 못하고 왜 망했나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4.13 07: 35

SBS 주말드라마 ‘내 마음 반짝반짝’이 시작부터 끝까지 논란만 가득한 채 반토막 조기 종영을 했다.
지난 12일 26회를 끝으로 안방극장을 떠난 ‘내 마음 반짝반짝’은 영세 치킨가게를 운영하는 가족과,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대기업의 갈등 속 세 자매의 성장이 주된 이야기였다. 제작진은 일단 통속 드라마를 재밌게 만드는 이들이었다. ‘며느리 전성시대’, ‘솔약국집 아들들’, ‘결혼의 여신’ 등에서 감칠맛 나는 필력을 보였던 조정선 작가와 ‘아내의 유혹’, ‘여자 만세’, ‘지금은 연애중’으로 감각적인 연출을 했던 오세강 PD가 의기투합했다.
그런데 지난 1월 17일 첫 방송을 한 이 드라마는 시작부터 시끄러웠다. 일단 캐스팅 번복이 있었다. 출연이 확정됐던 김수로와 김정은이 돌연 하차를 결정하면서 제작진은 긴박하게 새 배우들을 섭외해야 했다. 배수빈과 장신영이 새롭게 투입된 가운데 드라마는 MBC ‘전설의 마녀’라는 거대한 벽을 만났다. 시청률 30%를 넘기며 결말을 앞두고 있었던 ‘전설의 마녀’에게 가려 시청률 2%라는 굴욕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경쟁작이 세긴 했어도 드라마가 주목을 못 받는 데 핑계는 없었다. 뒷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은 너무도 뻔한 갈등 구조, 통속적이다 못해 작위적인 설정이 아쉬움을 샀다. 그리고 일부 배우들의 어색한 연기가 발목을 잡았다. 결국 SBS의 봄 개편과 맞물리며 조기 종영 수순을 밟게 됐다.
 
이 가운데 출연 중이었던 이태임이 건강상의 이유로 하차하면서 또 다시 잡음이 발생했다. 이태임이 촬영에 불참하고, 갑작스럽게 극중에서 빠지면서 상대 캐릭터를 연기했던 윤다훈도 자연스럽게 하차했다. 주요 이야기를 담당했던 세 자매 중 한명을 연기했던 이태임이 하차하면서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들이 뒤틀렸린 것. 이미 조기 종영 논의를 하고 있었던 제작진은 이태임과 관계 없이 50회에서 24회를 덜어낸 26회로 마무리 짓기로 결정했다.
반토막으로 이야기가 절단되면서 예상 외의 효과는 있었다.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되면서 흥미가 높아졌다. 때마침 ‘전설의 마녀’가 종영하면서 ‘내 마음 반짝반짝’에게도 기회가 왔다. 시청률이 뒤늦게 오르기 시작했다. 조기 종영이 확정된 가운데 매회 자체최고시청률을 갈아치우는 웃지 못할 소식이 전해졌다.
‘내 마음 반짝반짝’은 마지막 회에서 주인공인 이순진(장신영 분)과 이순정(남보라 분)이 그동안의 고난을 딛고 행복을 찾았다. 중도에 하차했던 이태임이 연기한 이순수는 끝내 다시 나오지 않았다.
이 드라마 후속으로는 연우진, 조여정 주연의 ‘이혼 변호사는 연애 중’이 오는 18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을 한다. 미워하던 변호사를 부하직원으로, 무시하던 사무장을 직장상사로 맞게 된 남녀의 로맨스를 유쾌하게 그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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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반짝반짝’ 방송화면 캡처,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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