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솔지'로 주목받았을 '1대 가왕'의 얼굴이 프로그램 규정상 끝내 공개되지 않았다. 결국 관심은 우승인 황금락카 두통썼네가 아닌 준우승을 차지한 B1A4 산들에게 향했다. 파일럿에서 정규 편성돼 첫 경합을 순항한 MBC '일밤-복면가왕'의 이야기다.
지난 12일 방송된 '복면가왕'은 앞서 치러졌던 1라운드에 이어 2, 3라운드의 경합이 펼쳐졌다. 지난회에 살아남았던 이들은 또 한 번 1대1 경합으로 결승 진출자를 가렸다.
이날 2라운드 첫 번째는 앙칼진 백고양이(아이비) vs 꽃피는 오골계(산들), 두 번째 무대는 황금락카 두통썼네 vs 날아라 태권소년(권인하)의 경합이었다. 파이널은 꽃피는 오골계 vs 황금락카 두통썼네 였다.
연예인 판정단과 관객의 투표까지 더해진 최종 결과는 딱 5표차. 결국 작은 차이로 '1대 가왕'의 영예를 거머쥔 것은 황금락카 두통썼네로 '2대 가왕'과의 대결 전까지 또 한 번 정체를 숨기게 됐다. 가창자의 체격과 음색 등으로 몇몇 여성 보컬리스트들이 후보자로 거론될 뿐, 정확한 답은 여전히 오리무중.
이로 인해 우승자와 딱 다섯 개의 표 차이로 떨어졌지만, 정체가 공개된 준우승자 산들에 대한 관심도는 급증할 수 밖에 없었다. 이미 B1A4 내 메인보컬이자, KBS 2TV '불후의 명곡'에서 우승도 차지할 정도로 보컬 실력이 출중했던 것도 새삼 화제가 됐다.
또 아직도 B1A4를 모르거나 산들을 몰랐던 이들에게 이번 '복면가왕'은 분명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1대 가왕'의 얼굴을 공개하지 않아, 자칫 파일럿 당시의 '솔지 효과'만큼 큰 파장이 없을 뻔 했던 상황을 1위를 대신한 준우승자 산들이 대신한 셈. 확실히 '복면가왕' 방송 직후 웹상은 1위의 정체 만큼이나 '산들'의 실력을 거론하는 이들로 들끓었다.
이를 제작진이 원했든, 원치 않았던, 결과적으로 '복면가왕'은 '산들 효과'를 톡톡히 봤다. 산들의 존재는, 선배들인 아이비, 권인하의 깜짝 등장마저 덮어버릴 정도로 대단했다.
산들은 이날 탈락과 함께 '아이돌 가수를 향한 편견'을 이야기했다. 아이돌이라는 수식어로 받은 사랑 만큼이나, 아이돌이라는 꼬리표로 인해 동일한 선상에서 가창력을 평가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산들은 비록 '1대 가왕' 등극에는 실패했지만, 본인이 그토록 원했던 '아이돌의 편견'을 씻어내는 데는 확실히 성공한 듯한 분위기다. 이제 산들은 '아이돌 멤버'가 아닌 '노래 잘하는 가수'로 기억될 테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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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