밉상인데 밉지 않은 고우리를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걸그룹 레인보우 멤버인 고우리가 MBC 주말특별기획 ‘여왕의 꽃’에서 서유라 역을 맡아 철부지 날라리 역할을 맛깔나게 소화, 드라마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분명 밉상이어야 하는데 코믹한 모습이 귀엽기까지 하다.
고우리는 지난 12일 방송된 ‘여왕의 꽃’(극본 박현주, 연출 김민식 이대영)에서 윤박(박재준)과의 결혼을 위해 ‘일탈본능’을 억누르고 신부수업을 받았다.
그가 연기하는 서유라는 황금비율 몸매에 의사 아버지인 서인철(이형철 분)의 도움으로 리모델링한 완벽한 얼굴로 떴다 하는 순간, 모든 클럽을 평정하는 음주가무의 여왕. 감정 기복이 심하고 엄마를 닮아 교만하고 안하무인이다. 무서운 엄마 때문에 과거와 성격을 세탁하고 재준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지만 반응이 없자 오기가 발동,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재준을 유혹한다.
이날 고우리의 유혹(?)은 좀 더 적극적이었다. 재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좋아하는 술을 끊고 신부수업에 돌입했다. 명상의 시간을 가지고, 요가로 몸매를 가꾸는 모습, 취미로 꽃꽂이를 하는 모습 등을 영상에 담아 재준에게 보여준 것.
하지만 본질이 달라지진 않았다. ‘척’을 할 뿐이었다. 이런 상황이 담긴 상황들이 특히나 재미있다. 고우리는 “나는 술을 싫어한다. 나는 술을 끊었다”고 되뇌며 명상의 시간을 갖다가도 이내 물 대신 소주를 마시며 코믹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하고, 요가를 하면서 테크노 댄스를 추며 엉뚱한 매력을 발산하기도 했다.
재준에게 “술이고 클럽이고 다 끊고 꽃꽂이 한다. 날 받아주지 않으면 다시 막 살거다”라고 협박(?)하는 장면은 철딱서니 없어 보이면서도 귀여웠다.
재준의 모친 마희라(김미숙 분)에게는 역으로 협박을 당할 때는 불쌍한 표정과 자세로 웃음을 더했다. 희라는 그가 음주가무를 즐기는 모습을 포착한 사진들을 들이밀며 “난 네 엄마랑 다르다. 절대로 용납 못한다. 약혼식 끝나면 우리 재준(윤박)이랑 어울리는 여자로 만들 거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허튼 수작하지마라. 지금부터 제대로 해라. 알겠냐”고 경고했고, 고우리는 울상을 지으며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이 드라마를 통해 안정된 연기력은 물론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며 배우로서 재평가 받고 있는 중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천방지축 밉상캐릭터를 맛깔나게 소화하며 드라마의 활력을 책임지고 있다는 평.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한편 ‘여왕의 꽃’은 야망으로 가득 찬 여자와 그가 버린 딸이 재회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드라마로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joonamana@osen.co.kr
‘여왕의 꽃’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