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그림이다. 기획사 대표와 소속 뮤지션이 음원차트 1위 자리를 두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과 그의 기획사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 미쓰에이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
13일 오전 9시 기준, 음원차트 실시간 차트를 살펴보면 박진영의 신곡 '어머님이 누구니'’(Who’s your mama?)’는 올레뮤직, 네이버뮤직, 소리바다, 벅스, 엠넷닷컴, 몽키3, 지니, 다음뮤직 등에서 1위를 달리며 '올킬'을 달성했다. 흥미로운 것은 주요 음원차트들에서 JYP의 걸그룹인 제자 미쓰에이와 1, 2위 각축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같은 소속사 팀이 활동 중인 상황에서는 되도록 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것이 업계 분위기. 하지만 박진영은 미쓰에이를 컴백 시킨 이후 활동이 채 끝나기 전에 자신도 신곡을 발표했다. 이에 묻고 싶다. ‘사장님이 누구니’라고.
솔로로 데뷔한 박지민까지 합세, 집안싸움이 치열하게 일어나고 있는데 분위기는 좋다. ‘JYP엔터테인먼트가 오랜만에 제대로 일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
두 팀의 대결구도에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이 있다. 이번 미쓰에이 신곡 ‘다른 남자 말고 너’가 박진영의 곡이 아니라는 점. 그간 미쓰에이는 노래 초입 ‘제이 와이 피’가 들어가는 박진영의 곡으로 활동했지만, 지난 앨범 ‘허쉬(Hush)’ 때 부터는 외부 작곡가의 곡을 받기 시작했다. 이번 곡도 블랙아이드필승의 곡. 박진영과 미쓰에이의 대결에 재미를 더 하는 부분이다.
이번 박진영의 신곡 ‘어머님이 누구니’는 그의 ‘딴따라’ 기질을 담은 곡으로, 위트와 끼가 넘치는 그의 모습을 가득 볼 수 있다. 허리가 24인치, 힙이 34인치인 여자에 대한 찬양을 담고 있다. 밝고 경쾌한 느낌의 그루브, 음악적 완성도를 담은 섹시한 콘셉트의 곡. 특히 ‘어머님이 누구니’라며 감탄하는 부분이 인상적.
이와 같은 의미로 미쓰에이에게 또 한 번 묻고 싶다. ‘사장님이 누구니’라고. 어떻게 이렇게 괜찮은 팀을 키워냈느냐고 말이다. 매력적인 외모와 노래실력, 퍼포먼스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그룹이다. 대체 불가한 고유의 음악적 색깔과 스타일이 독보적인 팀이기도 하다. ‘다른 사장 말고’ 박진영이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미쓰에이로서는 ‘다른 남자 말고 너’를 히트시키면서 자신들만의 색깔에 대중성을 입히는데 성공을 거뒀다는 점이 특히나 값지다. 박진영 또한 가수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다시 사랑받고 있는 상황. 지금 JYP는 행복한 집안싸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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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P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