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 첫회부터 대작 타는 냄새..연기에 취한다[첫방①]
OSEN 황미현 기자
발행 2015.04.14 06: 54

첫 화부터 대작 타는 냄새가 폴폴 풍겼다.
지난 12일 첫 방송된 MBC 특별기획 '화정'은 광해군인 차승원을 필두로 명 배우들의 열연이 빛났다. 첫 화부터 가볍지 않은 이야기들은 단시간에 몰입하게 했으며, 궁중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보이지 않는 암투는 보는 이들까지 가슴 졸이게 만들었다.
이 가운데 가장 빛난 것은 등장인물들의 명 연기였다. '화정'은 시작 전부터 초호화 캐스팅으로 기대를 한껏 끌어올렸던 작품. '화정'은 첫 방송부터 기대에 부응하기라도 하듯 출연하는 배우들마다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날만해도 조성하, 정웅인, 엄효섭, 김창완, 이성민, 신은정, 최종환, 김여진 등이 짧지만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들의 말과 행동은 역사 속 인물들의 성격을 간파할 수 있을만큼 강렬했다.

특히 차승원(광해군 역)과 박영규(선조 역) 간의 대립은 손에 꼽았다. 광해군은 자신이 적통이 아니라는 것 하나로 무시하는 선조에 대한 불만이 쌓였고, 선조 역시 자신보다 더 촉망받는 광해군이 싫었다. 두 사람 사이의 기 싸움은 많은 대사가 없이도 눈빛 만으로 간파가 됐고, 미묘한 긴장감은 안방 극장에도 고스란히 전달됐다. 존재 자체로 강한 카리스마를 내뿜는 차승원과 욕심으로 가득찬 박영규의 대립은 첨예하게 비춰져 더욱 긴장감을 높였다. 극의 내용은 물론 두 사람의 대립 연기를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차승원의 감정 변화는 더욱 볼만 했다. 예능 프로그램 속 유쾌한 차승원의 모습은 이미 지웠다. 완벽히 광해군으로 변신한 차승원은 백성을 생각하는 진정한 성군의 모습을 보이다가도 무시와 멸시를 받는 상황 속에서 점차 왕위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며 소름 돋는 열연을 펼쳤다. 특히 과거를 회상하며 두 주먹을 쥐어 짜는 대목은 대사는 없었지만, 광해군의 설움을 한 번에 표현해 시선을 압도했다.
명 배우의 훌륭한 연기에 취하는 첫 화였다. 질질 끌지 않는 빠른 전개는 몰입을 방해하지 않았고, 틈 없이 채워진 명 배우들의 연기력은 1시간을 빠르게 지나가는 흡입력을 보였다. 차승원의 왕위에 대한 발언을 마지막 장면으로 한 '화정'은 이후의 전개에 더욱 호기심을 갖게 만들었다.
'화정'은 앞으로 더욱 가열찬 스토리로 지루하지 않은 전개를 그릴 예정. 극의 배경이 가장 격렬했던 조선 권력 투쟁기라는 점은 이를 뒷받침한다. 앞선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은 맡은 김상호PD 역시 "기획서에 모든 역사는 현대사라는 말이 있다. 시청자들이 사극을 좋아하는 이유가 그런 부분에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를 빗댄 가운데 바라보는 역사가 중요하고 재미있고, 의미있다고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한편 ‘화정’은 혼돈의 조선시대, 정치판의 여러 군상들을 통해 인간이 가진 권력에 대한 욕망과 질투를 그린 대하사극으로 ‘환상의 커플’, ‘내 마음이 들리니’, ‘아랑사또전’으로 탄탄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상호 PD와 ‘마의’, ‘동이’, ‘이산’ 등을 통해 MBC 사극을 이끌어온 김이영 작가가 전통의 드라마 제작사 김종학 프로덕션과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goodhmh@osen.co.kr
'화정'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