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문으로 들었소’ 백지연은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다. 딸을 이용한 복수에 실패하자 이번에는 유준상을 타깃으로 해 유호정에 상처를 줄 계략을 세웠다. 독기 품은 백지연이 극에 새로운 긴장감을 더한 모습이다.
지난 13일 오후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15회에는 한정호(유준상 분)를 본격적으로 유혹하는 지영라(백지연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정호는 영라의 매혹적인 한 마디, 한 마디에 흔들렸고, 이는 막 완벽해진 그의 가정의 파탄을 예고하기도 했다.
영라와 정호는 클럽에서 단 둘이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영라는 “자꾸 옛 생각이 난다. 너랑 아무 짓도 못 해본 게 후회스럽다”며 말을 걸었다. 정호는 “못 해본 게 아니라 네가 거부했다”며 답했지만, 그의 말투는 이미 흔들리고 있었다. 이에 영라는 “왜 그렇게 조용히 말 하냐”며 “더 은밀한 데서 만나야 했냐”고 본격적으로 그를 유혹했다. 또, “세월 지나고 나면 아무 짓도 안 해본 남자가 제일 생각이 나는 법이다. 나 지금 위험한 거냐”며 미소 지었다. 정호는 와인을 급하게 들이키며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이미 들통난 후였다.
정호는 영라의 계약에 완벽히 걸려 들었다. 그는 영라 생각에 밤 잠을 이루지 못했고, 결국 다음날 영라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 농담 아니다. 내가 지금 무척 힘들다”며 속마음을 드러냈다. 영라는 “장소, 시간 정해서 연락하겠다”며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다.
이는 영라의 딸 장현수(정유진 분)가 서누리(공승연 분)에게 윤제훈(김권 분)을 빼앗기자 영라가 바련한 플랜 B였다. 애초에 제훈을 현수에게 소개시킨 것도 정호와 최연희(유호정 분)의 아들 한인상(이준 분)에게 반해 있던 현수가 답답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인상에 견줄 만 한 능력 있는 남자를 딸에게 연결해 줌으로써 연희에 복수를 하려 했던 것. 그는 제훈을 갖지 못한 딸에 답답해 하면서도 스스로 나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냈다.
그리고 영라의 계략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이날 공개된 예고 편에서 정호는 연희 몰래 영라와 만남을 가진 것으로 보였다. 잔뜩 설렌 듯한 그의 표정이 연희에 대한 동정을 부르기도 했다. 늘 공격적인 태도로 연희를 궁지에 몰고 싶어 하던 영라의 이번 계획은 이 전 어느 것보다 정확하게 허를 찔렀다. 더 이상 갑-을 전쟁이 아닌 갑과 또 다른 갑의 속물적인 지략 싸움이 어떤 파장을 불러 올 지 기대가 모인다.
한편, '풍문으로 들었소'는 제왕적 권력을 누리며 부와 혈통의 세습을 꿈꾸는 대한민국 상류층의 속물의식을 꼬집는 블랙 코미디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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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문으로 들었소’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