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구라가 힘든 가정사로 웃기려고 한다는 일부의 오해를 불식시켰다. 의도하지 않게 자신의 가정사가 공개된 후 궁금해 하는 대중을 위해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는 예능인으로서의 숙명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또한 왜 그토록 많은 빚을 지게 됐는지, 그리고 아내와 여전히 경제적인 관념이 달라 맞춰서 살아가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풀어놨다.
김구라는 지난 13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셀프 힐링’ 특집으로 MC 이경규의 지인 자격으로 출연했다. 이경규, 김태원, 김구라, 김성주가 낚시터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구성이었는데 아무래도 지난 해 거액의 빚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김구라에게 초점이 맞춰졌다.
그는 지난 해 말 아내가 수십억 원의 빚을 졌고 이로 인해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된 바 있다. 일주일간의 병원 치료를 받으며 휴식을 취했던 김구라는 이후 출연하는 예능프로그램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자신의 가정사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물론 토크쇼인 ‘힐링캠프’에서 말한 것처럼 자세히 속사정을 털어놓은 게 아니라 이른바 ‘셀프 디스’라 불리는 자신의 가정사를 체념하며 말하는 개그였다.
그의 독한 ‘셀프 디스’는 시청자들에게 짠한 웃음을 안기는 동시에 일부에서는 가정사에 대한 언급을 너무 많이 한다는 시선도 있었던 것이 사실. 이 가운데 김구라는 토크쇼에 출연해 왜 자신이 가정사에 대해 언급할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그동안 숨겨왔던 수십억 원의 빚에 대해 상세하게 털어놨다.
그는 “섭외를 받고 고민이 많았다. 본의 아니게 집에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들이 있다. 굳이 나와서 집안 얘기를 하는 게 맞는 건지 판단이 안 됐다”라고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김구라는 “예능에 출연하는 사람들은 가정사가 방송과 연결이 안 될 수 없다. 그리고 난 유독 가족 예능에 많이 출연해서 가정사를 희화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빚이 있다고 해서 집 이야기를 안 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느냐”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리고 김구라는 아내가 자신 몰래 처형에게 돈을 빌려주거나 처형의 돈을 대신 갚는 과정에서 빚이 눈덩이처럼 불었고, 이를 알게 된 후 많이 다퉜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책임지고 빚을 갚고 있다고 많은 이들이 궁금했던 진실을 풀어놨다. 김구라와 같이 유명 방송인의 아내가 왜 수십억 원의 빚을 지게 됐는지 많은 이들이 의아했던 것이 사실. 그는 경제 관념이 철두철미한 자신과 달리 처가를 돕기 위해 이리저리 돈을 끌어다 쓴 아내를 원망했지만 부부간의 문제에 있어서 한 사람만의 잘못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날 김구라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자신의 가정사를 가지고 웃기려고 한 것도 아니고, 빚을 성실하게 갚고 있는 모습을 거창하게 포장한 것도 아니었다. 늘 그랬듯이 진솔하게 이야기를 하며 항간의 오해들을 풀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무엇보다도 김구라와 친한 이들이 함께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고 서로 공감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김구라의 진심이 좀 더 명확하게 전달될 수 있게 만들었다. 스타들의 속내 고백이 좀 더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매번 구성을 달리하며 고민하는 제작진의 노력이 빛이 발한 부분이었다.
김구라의 말대로 예능인으로서 자신의 사생활을 이야기 안 할 수는 없는 노릇. 많은 예능인들이 가정사를 비롯한 사생활을 언급하며 시청자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날 ‘힐링캠프’는 김구라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속시원히 하면서 묵혀왔던 감정을 풀고, 동시에 시청자들의 오해를 해소하는 자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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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