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문으로 들었소’의 고아성에게 새로운 과제가 생겼다. 바로 시아버지 유준상에게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여우 백지연을 제압해달라는 시청자들의 성화 때문. 유약한 시어머니 유호정보다는 강단이 있는 고아성이 백지연과 대적하기에는 제격이라는 반응이다. 고아성과 유호정은 독기를 품은 채 작정하고 유준상을 유혹하는 백지연의 만행을 막아설 수 있을까.
지난 13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15회는 지영라(백지연 분)가 친구이자 묘한 적개심이 있는 최연희(유호정 분)의 속을 긁기 위해 연희의 남편 한정호(유준상 분)를 유혹하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영라는 연희의 사돈인 서누리(공승연 분)와 자신이 사윗감으로 점찍어뒀던 윤제훈(김권 분)이 사귄다는 사실에 질투로 눈이 멀었다.
정호와 영라는 과거 서로 호감이 있었지만 집안의 반대로 제대로 교제도 못한 상황. 이 가운데 딸의 남자로 여겼던 제훈이 누리와 인연을 맺자 영라는 자신에게 여전히 마음이 있는 정호의 마음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노골적으로 유혹을 하며 정호의 마음을 뒤숭숭하게 만든 것. 앞서 “너 매력 없다”라고 정호의 속을 뒤집어놨던 영라는 눈웃음을 지어가며 정호에게 관심을 표했고 일에 있어서는 철두철미하지만 그 외에는 허점이 많은 정호는 영라의 유혹에 홀라당 넘어가버렸다.
이날 방송 말미에 공개된 16회 예고에는 정호와 영라가 은밀하게 데이트를 하는 모습이 담겨 시청자들의 주먹을 쥐게 했던 상황. 무엇보다 그동안 영라가 정호와 연희의 머리 꼭대기에 앉아 ‘갖고 노는’ 듯한 행동을 했던 까닭에 이번 ‘불륜 위기’가 어떻게 해소될지 안방극장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중이다.
현재 몇몇 시청자들은 을의 통쾌한 반란을 보여주고 있는 정호의 며느리 서봄(고아성 분)에게 기대를 품고 있다. 봄이는 초반 정호와 연희 가족의 기세에 눌려 눈치를 보던 것과 달리 점점 상류 사회 습성에 빠져들고, 심지어 강한 내공을 바탕으로 똑부러진 행동을 하고 있다. 봄이를 무시했던 정호와 연희가 어느새 봄이를 인정하고 의지하는 모습이 포착되며 봄이의 성장 혹은 변화를 지켜보는 재미가 있는 것. 꼬리가 9개 달린 여우로 그려지고 있는 영라를 상대할 수 있는 인물로 봄이를 추천하는 시청자가 많은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봄이는 연희에게 조언을 하거나 자신의 행동거지를 바르게 하는 방식으로 영라가 기세를 마음껏 펼치지 못하게 막았던 전적이 있다. 때문에 정호를 뒤흔들고 있는 영라를 막을 수 있는 카드로 시청자들이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반환점을 돈 ‘풍문으로 들었소’는 매회 예측할 수 없는 흥미로운 이야기로 시청자들에게 블랙 코미디의 매력을 선사하는 중. 이 드라마에서 미워할 수 없는 밉상인 영라의 폭주를 많은 시청자들의 바람대로 봄이가 막아설지, 아니면 그동안 영라에게 당하기만 했던 연희가 반란에 성공하며 뒤통수를 제대로 칠 수 있을지 ‘풍문으로 들었소’의 새로운 관점 지점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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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문으로 들었소'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