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땠을까. 개그 인생의 절정이 막 시작되려던 시점, 갑작스럽게 불거진 논란을 맞이하는 개그맨 장동민의 마음은. 과거 발언의 후폭풍을 또 한 차례 맞고,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식스맨 하차 의사까지 밝은 그의 표정은 생각보다 밝았다. 밝았다는 표현보다는 모든 것을 달관한 듯한, ‘쓴웃음’이라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장동민은 14일 오후 4시 ‘장동민, 레이디 제인의 두시’ 녹음이 끝난 직후 라디오 오픈 스튜디오에서 나와 퇴근길에 올랐다. 방송이 시작한 후 약 2시간의 기다림 끝에 만나게 된 장동민은 말이 없었다. 갑작스러운 기자의 방문에 당황하지 않았고, 매니저의 안내를 따라 조심스럽게 이동했다.
철통 경호였다. 라디오 오픈 스튜디오가 본래 청원 경찰이 지키고 있어 외부인 출입이 철저히 통제된 곳이기도 했지만, 시점이 시점인 만큼 매니저의 경계는 엄격했다. 장동민은 과거 발언으로 인해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식스맨을 하차하게 된 것과 현재의 심경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 묵묵부답했으며, 쓴웃음을 지었다.
과거 발언의 후폭풍은 상당히 강하게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무한도전’뿐 아니라 출연하고 있는 다수의 프로그램들에 따가운 시선이 쏠리고 있다. 유세윤 역시 과거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고, 유상무와 함께 SNS를 탈퇴하기도 했다.
장동민은 지난해 옹달샘 멤버들과 함께 진행하는 한 인터넷 라디오 방송에서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것이 다시 논란이 돼 부정적인 여론에 휩싸였다. 그는 이날 소속사 코엔을 통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제 바람과 욕심이 ‘무한도전’과 ‘무한도전’을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께 누를 끼치지 않도록 미약하나마 후보 사퇴를 통해 제 잘못에 대한 뉘우치는 마음을 전하려 합니다”고 사퇴 의사를 알렸다.
소속사 역시 “장동민 씨는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식스맨 후보의 자리를 내려놓기로 결정하고, 제작진들에게 관련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 전하며, 더욱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사과했다.
또 장동민은 지난 13일에도 ‘장동민 레이디 제인의 2시’에서 “우선 저 때문에 실망하고 불쾌해하셨을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드린다. 사죄의 말을 드리려고 한다. 불미스러운 일들을 계속해서 비춰드린 점 죄송하다. 드릴 말씀이 없다”며 “잘못된 언행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여러분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사죄의 말씀 드린다. 요즘 많이 예뻐해주고 계신데, 더 큰 웃음으로 보답하도록 하겠다”고 사과의 말을 전한 바 있다.
유상무, 유세윤 등과 함께 옹달샘을 결성, ‘개그콘서트’, ‘코미디 빅리그’ 등에서 활약했던 장동민은 지난해 ‘더 지니어스’, ‘나는 남자다’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반전 매력을 뽐내며 전성기를 맞았다. 그간 유세윤에 비해 다소 빛을 보지 못했던 그는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뛰어난 지략과 거친 입담 등을 무기로 젊은 시청자들에 박명수, 김구라 등을 잇는 새로운 ‘욕쟁이’, ‘독설가’ 캐릭터로 인식되며 많은 지지를 받았다.
지난해 생각보다 큰 사랑을 받게 된 장동민은 이에 대해 OSEN과의 인터뷰에서 “이 시점이 행복함을 누리는 시점이다. 행운도 찾아오고 큰 선물도 오고, 앞으로도 방송을 하는 순간까지 이 마인드를 버리지 않고, 끝까지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2014년이 없었다면 내 인생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다. 중요할 때인데 강력한 임팩트가 있었던 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 모든 면에서 만족했다. 앞으로 더 하라는 지금처럼, 열심히 살라는 과정 같다”고 행복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개그맨으로서는 대표작을 만들고, 고마운 주변인들을 더 챙겨줄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서고 있었던 이 시점. 위기는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지금 장동민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 위기를 무사히 극복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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