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구혜선의 폭풍 오열이 안방극장을 울렸다. 김갑수의 비밀을 안 구혜선은 병실이 떠나가라 오열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또 이는 안재현이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되기도 해, 관심이 쏠렸다.
지난 14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블러드’에서는 리타(구혜선 분)에게 악행을 털어놓고 목숨을 끊는 석주(김갑수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리타는 석주가 자신의 부모를 모두 죽였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 석주는 “미안하다. 죽을죄를 지었다”고 사죄했다.
석주는 “네 할아버지는 내가 병에 걸린 걸 알고 후계자 자리에서 내쳤다. 그리고 네 아버지를 올렸다. 나는 누구보다 잘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네 할아버지는 나를 인정하지 않았다. 자신이 물려준 병에 걸렸는데도 끝까지 날 무시하고 소외시켰어. 그때 나는 내 자리를 뺏겼다고 생각했다”고 열등감에서 비롯된 일임을 밝혔다.
이에 리타는 오열했다. 외로운 리타는 자신의 삼촌인 석주를 누구보다 믿고 의지했던 것. 자신을 이렇게 외롭게 만든 장본인, 부모를 죽이라고 사주한 무서운 인물이 석주라는 사실에 하늘이 무너진 듯 쓰러져 오열했다. 그 가운데 석주는 “하나만 믿어달라. 널 키우면서 행복했다”는 말을 남겨 리타를 더욱 힘들게 했다.
이 과정에서 구혜선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상황 속 충격 받은 리타의 복잡한 심경을 효과적으로 보여줬다. 눈물을 펑펑 흘리면서 김갑수를 똑바로 바라보는 구혜선은 받아들일 수 없는 혼란한 상황에 정신 차리기 힘든 리타의 모습을 안방극장에 전달, 시청자를 몰입하게 했다.
구혜선은 충격적인 사건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리타가 마음을 가라앉힌 후 다시 분노에 차올라 석주에게 정식 사과를 받겠다고 뛰어나가고, 이후 석주가 병실에서 자살한 모습에 숨이 멎을 듯 놀라는 모습 등 기복이 큰 감정 변화를 물 흐르듯 표현해내며 종영을 향해 달려가는 ‘블러드’의 쫄깃한 전개에 흡인력을 높였다.
구혜선은 ‘블러드’ 방송 초반, 리타의 캐릭터와 함께 연기력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중심을 잡고 극을 이끌어가며 리타의 독특한 지점을 시청자에 설명해내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타가 감당하기 힘든 상처를 감추기 위해 필요이상의 과하게 톡 쏘는 말투로 상대방을 대하는 모습 등은 구혜선의 차분한 연기 속에서 자리를 잡으며 시청자를 설득시켰다.
구혜선이 모든 것을 잃은 듯 오열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뱀파이어 재욱(지진희 분)과 지상(안재현 분)의 더욱 양보 없는 대결이 가능해졌다. 리타의 절망을 본 지상은 재욱을 쓰러뜨려야 한다는 명분이 한층 더 단단해졌기 때문. 재욱과 지상의 맞대결이 이제 더는 피할 수 없게 된 가운데, 이들이 어떤 결말을 보여줄지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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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