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달샤벳(세리, 아영, 지율, 우희, 가은, 수빈)이 조커와 사랑에 빠졌다. 멤버 수빈이 직접 프로듀서로 나선 새 앨범 '조커 이즈 얼라이브'에 관한 이야기다. 조커와 사랑에 빠진 할리퀸으로 변신한 여섯 멤버는 한층 더 성숙하고 사랑스러워졌다.
달샤벳이 15일 정오 1년 3개월 만에 새 앨범 '조커 이즈 얼라이브'를 발표하고 컴백한다. 의도하지 않았던 오랜 공백 이후 컴백하는 만큼 단단히 채비를 마쳤다. 무엇보다 이번 앨범은 수빈이 걸그룹 최초로 작사와 작곡, 편곡까지 맡아 프로듀서로 첫 걸음을 딛는 앨범이라 주목된다.
"사실 제가 타이틀곡을 쓰게 돼서 프로듀서를 맡게 될 거라고는 상상을 못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곡을 쓰면서 제가 좋아하는 장르나 스타일만 고집했는데, 저 때문에 활동이 미뤄진 것에 대해 미안했어요. 꿈에 그리던 무대를 못하게 됐으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뭘까' 생각하면서 그때부터 많이 썼던 것 같아요. 당시만 해도 '달샤벳 멤버들이 불러주면 어떨까'하는 마음으로 썼죠. 회사에 말씀드리니까 녹음해보라고 했고, 언니들과 꽤 녹음을 했어요. 서로 원하는 방향에 대해 상의를 했고, 그렇게 콘셉트를 잡아가서면서 탄생했어요. '조커'는 제일 마지막에 나온 곡인데, 이번에 곡부터 뮤직비디오, 의상, 마케팅까지 많이 참여했어요."
걸그룹 최초로 앨범 전체의 프로듀서를 맡다니. 수빈으로서도 놀라운 일일 수밖에 없다. 또 그렇기 때문에 고민과 걱정도 많았다. 멤버들 역시 부담스러운 수빈의 마음을 알기에 함께 상의해가며 앨범 참여도를 높였다. 사실 아이돌이 프로듀싱을 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음악에 대한 편견이 생길 수도 있는 상황. 수빈 역시 이를 염려하긴 했지만, 한 발 더 나아가기 위한 관문일 수도 있다.
"편견에 대해서는 지금도 많이 무섭고, 감당할 생각을 하고 있긴 해요. 제가 욕을 듣고 말고를 떠나서 아무래도 대중에게 음악적인 면모를 보여준 게 없었잖아요. 그동안 저는 주로 예능에 나오는 유쾌한 아이 정도였죠. 가장 중요한 시기에 제가 타이틀을 썼는데, 음악을 가볍게 볼까봐 걱정을 많이 했어요."(수빈)
많은 고민 끝에 수빈은 이번 앨범에 달샤벳의 과거와 미래를 함께 넣었다. 팬들이 달샤벳에게 기대하는 모습과 달샤벳이 데뷔 5년차 걸그룹으로서 앞으로 보여줘야 할 새로운 모습에 대한 고민을 녹여냈다. 그렇게 앨범 전체를 조커와 사랑에 빠진 할리퀸의 이야기로 콘셉트를 잡았고, 하나의 스토리를 완성하는 형식으로 구성했다. 멤버들과 상의해서 내린 결론이었다.
"처음에는 저인 것을 밝히지 않으려고 '니버스'라는 예명도 지었어요. 어렵게 준비한 앨범인데 기다려준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지 말자고 생각해서 이름을 밝히긴 했죠. 저는 작곡가 이전에 달샤벳이기 때문에 일단 달샤벳이 잘되는 게 1번이죠. 부담스럽고 무섭고 걱정되긴 하지만 제가 버틸 수 있는 것은 언니들과 함께하기 때문이에요."
수빈은 프로듀서의 모습에 달샤벳에게도 편견이나 오해가 생길까 걱정하지만, 멤버들은 수빈이 이룬 성과를 기특하게 생각하며 응원했다. 맏언니 세리는 부담감을 느끼는 수빈의 짐을 덜어줬다.
"혹시 이번 앨범이 잘 안 된다고 하더라도 수빈이의 책임은 아니죠. 다 같이 하는 무대니까요. 사실 저희는 가족보다 더 자주 보는 사이인데, 싸우기도 많이 싸웠지만 24시간을 같이 살면서 가족만큼 소중한 존재가 됐어요."(세리)
녹음 역시 멤버들이라 더 쉽고 유쾌하게 진행됐다고. 언니들은 수빈이 멤버들을 배려하면서 유쾌한 분위기를 이끌었다고 말했고, 수빈은 언니들이 잘 해줬다고 고마워했다. 무엇보다 오랜 시간 함께한 이들이기에 서로의 역량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좋은 목소리를 뽑아내기에는 최상이었다.
"유쾌하게 진행했던 것 같아요. 유명한 작곡가님과 녹음할 때는 긴장하고 어려운 것이 있다면, 수빈이는 멤버고 동생이니까 예의를 갖추려고 하면서도 편안하고 재미있었어요. 정확하게 의견을 제시해주니까 편안하게 작업했어요."(아영)
다만, 조커와 할리퀸의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멤버들 사이에서 "'썸'만 있다"는 귀여운 투정이 나오기도 했다. 컴백 후 MBC '우리 결혼했어요'나 종합편성채널 JTBC '마녀사냥' 같은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다는 멤버들. 하지만 정작 이번 앨범에는 사랑보다는 '썸'과 '밀당'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수빈은 작업하면서 연애할 수가 없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작업을 하면서 연애할 시간은 없었어요(웃음). 호감을 갖고 알아가는 단계는 있었던 것 같아요. 밀당이나 썸의 감정요. 썸만 있더라고요. 경험담이 많이 포함되죠. 작사 작곡 편곡 중 작사가 제일 어려운 것 같은데, 진실된 가사를 만들려고 노력해요. 그게 듣기도 좋고요."
수빈과 달샤벳은 이번 앨범을 통해서 확실히 한 걸음 더 나아간 모습이다. 앨범 전체의 프로듀싱을 맡을 정도로 성장한 수빈과 점점 작업 참여도를 높이고 있는 멤버들. 하나의 스토리를 가지고 컴백한 달샤벳이 확실히 5년차 아이돌 그룹의 '한 방'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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