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영화팀] 극장가는 23일 개봉하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광풍이 몰아치기 직전 폭풍전야다. 이번주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이 두 편의 공포영화다. 할리우드 영화 '위자'와 국내 공포영화 '검은손'이 바로 그것이다.
# '위자', 할리우드 버전 분신사바
줄거리: 레인(올리비아 쿡)은 갑자기 자살한 죽마고우에 크나큰 상실감을 느낀다. 어린 시절 친구와 위자게임을 즐겼던 레인은 친구가 두 명 이상 해야 한다는 위자게임의 규칙을 어겼음을 알게 된다. 레인은 위자게임을 통해 죽음에 얽힌 수수께끼를 풀려 하고, 그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비밀에 접근한다.
소재가 흥미롭다. 어린 시절, 호기심 많은 이라면 해봤을 분신사바, 위자(Ouija)를 전면에 내세웠다. 최근 공포영화의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간다. 자극적인 장면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사운드나 일상적인 공간을 활용해 긴장감을 조성한다.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마이클 베이 감독이 제작으로 참여했으며, 북미에서 지난해 할로윈 시즌 개봉해 개봉 하루 만에 제작비 전액을 회수했다.
하지만 공포영화에 등장하는 집에는 왜 항상 안타까운 팔자를 지닌 이전 주인들이 살았던 것일까. 위자는 초반부 흥미를 끄는 소재에 머물 뿐, 실질적으로는 레인과 그의 친구들, 자살한 친구의 집에 살고 있는 혼령들이 이야기를 이끌고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레인과 그의 개성 없는 친구들, 심지어 혼령들까지 예상 가능한 설정을 갖고 있다. 반전은 있지만, 강렬하지 못하다.
15세 이상 관람가.
김윤지 기자 jay@osen.co.kr
# ‘검은 손’, 소름끼치는 현실 공포
줄거리: 세계 최초 생체공학연구 개발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신경외과 전문의 정우(김성수 분)와 그 옆엔 끝을 알 수 없이 반복되는 연구에 지친 그를 위로하며 곁을 지키는 연인이자 동료 유경(한고은 분)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유경은 손 절단이라는 의사로서 최악의 사태를 맞게 되지만 정우의 빠른 판단과 기지로 손 접합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다. 수술 이후 서서히 회복해가던 중 이들 주변엔 이해할 수 없는 기괴한 사건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올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국내산 공포영화 ‘검은 손’은 철저하게 현실적이다. 공포영화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귀신에 의존하기 보다는 ‘유전자 변형을 통한 장기 의식’이라는 현실적인 소재와 이를 둘러싼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사용해 공포감을 극대화시킨다.
하지만 전반부가 너무 길어 자칫 관객들의 몰입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 ‘검은 손’의 단점이다. 사건이 일어나기까지 인물들은 상황을 설명하느라 정신이 없고, 그마저도 성공적이지 않다. 본격적으로 사건이 일어나는 ‘손 접합 수술 장면’을 참을성 있게 기다린다면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할 수는 있다.
또 하나, 호러퀸에 도전장을 내민 한고은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손 접합 수술 이후 자신을 둘러싼 이상한 사건들에 혼란스러워하는 유경을 연기해낸 한고은은 지금까지의 세련된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새로운 면모로 신선함을 안긴다.
청소년 관람불가.
김경주 기자 trio88@osen.co.kr
'위자', '검은손'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