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이수경, 스무살 그녀의 다음은 뭘까? [인터뷰]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04.16 16: 42

신인 배우 이수경(18)은 독특하다. 제작발표회에서 많은 이들을 당황케 한 태도로 본인의 이름을 널리(?) 알리더니, 이후 자신을 향했던 날카로운 눈초리에 진정성 넘치는 연기로 사과하는 정공법으로 다시 한 번 놀라움을 안겼다. 이쯤 되면 노이즈 마케팅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그런 ‘꼼수’는 생각할 여유도 없는, 앞으로 나아가기도 바쁜 이수경은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신인 배우다.
이수경은 최근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호구의 사랑’에서 심리상담가 호경 역으로 분했다. 집에서는 늘어진 트레이닝복에 도수 높은 안경, 일명 ‘똥머리’를 한 그는 집밖에서 보이는 모습과는 완벽하게 딴판인 강렬한 비주얼을 선보이며, 자연스러운 코믹 연기로 극에 웃음을 담당했다. 연애는 기술이라고 말하는 호경은 강철(임슬옹 분)과 함께 갑을로맨스의 한축을 담당하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대본에 '고등학교 때부터 쓰던 철제안경. 촌스러운 머리띠. 올림머리. 고등학교 때부터 입던 체육복'이라고 쓰여 있었어요. 헷갈렸어요. 리얼인지, 그래도 예뻐야 하는지요. 작가님께 여쭤보니 리얼이라고 말씀해주셔서 저도 편안하게 했어요. 실제 제 안경을 쓰고 연기했어요. 체육복은 의상팀에서 준비해주신건데, 촬영 끝나고 저 주셨어요. 지금도 집에서 입고 자요. 정말 편안해요.”

특히 이수경은 제작발표회 당시 다양한 반응을 몰고 왔던 것에 “제작발표회 자리가 처음이라 긴장을 많이 했어요. 분위기가 좋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이야기 했던 건데, 오해를 일으킨 것 같아요. 제가 잘못한 거라 정말 죄송했어요. 그 자리에 있던 분들, 제 모습을 보면서 기분 상했을 분들, 드라마 스태프, 언니, 오빠들께 정말 죄송했어요”라고 거듭 사과하는 모습으로, 어느새 한층 더 성숙해진 면모를 엿보게 했다.
공식석상에 처음 선 신인 배우가 상상도 못했을 태도 논란은 그를 주눅 들게 만들기 충분했을 터. 이에 표민수 PD는 제작발표회 당시 이수경과 관련한 이야기에 대해 “여러 가지 시각이 있겠지만 본인으로서도 굉장한 경험이었을 것이다”라면서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좀 더 따뜻하게 지켜봐주고, 어떻게 변화돼 가고, 좋은 배우로 성장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채찍질 할 때는 채찍질하시고, 격려할 때는 격려해주시면서 지켜봐주고 예쁘게 봐달라”고 전한 바 있다. 이수경은 표민수 PD, 유이 최우식 임슬옹 등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기가 죽으면 안 되는 호경 역할을 연기할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새로운 사람과 적응해나가는 게 저에게는 언제나 어려운 일인데요, 막내라 그런지 예뻐해 주셨어요. 즐겁게 촬영했습니다. 사실 처음에 리딩할 때 걱정이 많았어요. 제가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서요. 그런데 유이 언니가 처음부터 잘 챙겨주셨어요. 언니를 믿고 편안하게 하니까, 재미있었어요. 편안하게 대해주시지 않았으면, 제가 호경이를 표현하기 힘들었을 거예요.”
이수경은 표민수 PD가 신인인 자신을 발탁한 이유에 대해 “오디션을 여러 번 봤는데요, 표민수 감독님이 제가 긴장한 걸 아셨나 봐요. 조언해주신 대로 연습을 많이 했고, 이후 연기가 늘었다는 칭찬을 받았어요.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시고 저를 발탁해주신 것 같아요.”라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특히 임슬옹은 드라마 연기가 처음인 이수경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며 그를 이끌었다고.  “카메라 각도를 잡는 게 정말 어려웠는데, 갈피를 잡지 못할 때마다 오빠가 세워줬어요. 말하지 않아도 슬옹 오빠가 먼저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러브라인에 대해 고민도 많았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 걱정했죠. 그런데 오빠가 잘 리드해주셨어요. 뽀뽀신은 여러 번 촬영해서 떨리지는 않았는데, 풀샷으로 한 번 찍고 나니 긴장이 됐어요. 일부러 더 장난치면서 긴장 안한 것처럼 연기했어요.”
또한 이수경은 호경 역할을 연기하며 연애에 대해 다양한 것들을 배웠다고 전해 웃음을 안겼다. “호경이를 연기하며 세상이 바뀌었다는 걸 알았어요. 호경이 대사 중에 가장 충격 받았던 건 키스는 그냥 키스라는 말이었어요. 술 먹고 하는 인사. 본능이 하는 행위. 21세기를 살자는 대사를 보면서 세상이 정말 바뀌었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아직 세상을 잘 모르기도 하고요.”
첫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한층 성장한 이수경은 이제 영화 ‘차이나타운’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차이나타운’은 오직 쓸모 있는 자만이 살아남는 차이나타운에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살아온 두 여자의 생존법칙을 그린 작품. 이수경은 호경 역과는 또 다른 강렬한 연기를 예고하고 있다.
“개성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남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매력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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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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