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언프리티 랩스타’가 끝났지만 이를 통해 태어난 랩스타들은 여전히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타이미 또한 그 중 한 명. ‘쇼미더머니3’에서 보여주지 못한 실력을 ‘언프리티 랩스타’를 통해 톡톡히 보여준 그의 모습에 팬도 배로 늘었다. 타이미는 “랩할 때는 언제나 진심”이라면서도, 평소 자신의 모습에 대해서는 ‘푼수’라고 말하며 웃었다.
타이미는 곧 새로운 앨범으로 돌아올 예정. 곡 작업으로 바쁜 시기지만 잠시 시간을 쪼개 OSEN과 만나 ‘언프리티 랩스타’ 당시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털어놨다. 실제로 만난 타이미는 ‘디스랩’을 할 때 독기 어린 모습 없이 활발하고 밝은 모습이었다. 털털하고 유쾌한 그의 성격이 표정에서부터 드러났다.
“라디오 방송에서 스스로 ‘무개념 푼수’라고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저는 참 인터뷰 하면서 적나라하게 생각나는 대로 말 했거든요. 농담 섞어서 한다는 게 ‘걔네 여우 같아’가 칭찬도 들어간 늬앙스였는데, 그렇게 나오더라고요. (웃음) 제가 나온 것을 모니터 해 보니까 푼수 같아요. 저는 잘 웃고, 활발하다기 보다는 옆집 언니처럼 털털한 성격이 있어요. 장난기도 있고, 그래서 푼수처럼 보이는 것 같아요. 가끔 보면 왜 저렇게 많이 웃었지 싶어요.” (웃음)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어쨌든 ‘언프리티 랩스타’는 타이미에게 남긴 것이 참 많았다.
“‘언프리티 랩스타’는 작년 12월부터 촬영을 했는데, 4개월 통째로 날아간 것 같은 기분이에요. 그 정도로 정신 없이 찍었는데 끝나고 나니까 많이 허전해요. 하기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에요. 주위 사람들도 다 그렇게 얘기를 많이 해 주셔요. 고생도 했지만 그 만큼 뭐가 있구나 싶죠.”
‘쇼미더머니3’ 이후 ‘언프리티 랩스타’로 두 번 연속 래퍼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나섰던 타이미는 이를 통해 자신의 음악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 그는 “방송 나가기 전에 ‘음악을 그만해야 하는 생각도 많이 했다. 나가고 나서 그런 생각이 없어졌다”며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타이미는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래퍼로서도 매회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만큼 인지도를 높이기도 했다.
“팬도 많이 생긴 것이 맞지만 안티도 많아요. (웃음) 저는 반반 있는 게 좋아요. 맞물리면서 생기는 시너지가 있잖아요. (웃음) 음악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더니 피드백이 와서 뿌듯하고 좋아요.”
타이미는 기억에 남는 미션으로 첫 번째 미션이었던 ‘100초 사이퍼’를 꼽았다. 단시간에 랩을 만들어 원테이크로 촬영하는 것이었는데, 이게 무려 30시간 녹화의 결과물이었다는 것.
“엄청 추운 펜션에서 촬영했어요. 100초 사이퍼 영상으로 나갈 것을 사전 미션으로 한 것이었는데, 30시간이 걸렸어요. 새벽 6시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촬영 하러 가서, 그 다음날 아침 10시에 들어왔어요. 그 날은 아마 다들 기억에 많이 남을 거에요. 처음부터 이러고 나니까 다음부터는 새벽 5시에 들어가도 그러려니 했죠. (웃음) 본 촬영은 오래 안 걸리는데 인터뷰를 다 따로 따고, 개인 촬영 한 명당 한 시간 걸리거든요. 저녁에 11시에 끝나면 새벽 5시에 집에 갔어요.”
연이어 화제가 된 타이미와 졸리브이의 디스전도 궁금했다. 타이미는 다수의 인터뷰에서 졸리브이와 사이가 좋아진 것으로 밝히기도 했지만, 아직도 어색함을 드러내기도 해 궁금증을 자아낸 바 있다.
“정말 정확하게 지금 상황은요, 프로그램 나가기 전에는 꼴도 보기 싫을 정도였는데, 이제는 서로 문자를 한 통씩 주고 받은 사이에요. (웃음) 예전같이 불편하거나 마음이 힘든 상태는 아니에요. 지금도 ‘내 친구야’ 하기는 힘들지만요. 마음에 불편함은 있지만 보면 인사는 할 수 있어요.”
타이미는 특히 ‘디스전’에 강했다. 제이스와 붙은 배틀도 그랬고, 미션 이후 졸리브이에 즉흥 랩을 할 때도 그랬다. 랩을 하면 돌변하는 그의 모습에 타이미는 “랩은 언제나 진심을 담아서 한다”고 말했다.
“마음에 있는 진심을 담아서 해야 한다고 생각 해요. 랩을 할 때 특히요. 디스랩도 생각에 없는 것을 하기 보다는, 제가 싫어하는 마음을 크게 담아서 했어요. 랩을 할 때만큼은 디스랩이든, 어떤 랩이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욕하고 그런 거라고 해서 최선을 다 안 하고 그럼 이해가 안 돼요. 제이스 언니와 했을 때는 언니를 잘 몰랐기 때문에, 그 동안 불만 있었던 불특정 다수를 생각하면서 가사를 썼어요.”
타이미는 졸리브이와의 다툼을 랩으로 풀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는 방송에서 MC메타가 제안한 것이었는데, 결국 타이미 자신에게는 속 시원한 결과를 가져왔다. 담아뒀던 말들을 앞에서 다 털어놓을 수 있었기 때문.
“먼저 메타 오빠가 둘이서 랩 하는 걸 보여달라고 제안했는데 그때는 제가 안 했어요. 프리스타일로 지금 하라고 하신 것으로 오해했는데, 볼 거리를 제공해달라는 말처럼 들려서 부정적으로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다음에 준비해서 그런 무대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었어요. 생각을 진짜 많이 했죠. 차분하게 생각하니까 알겠더라고요. 우리 실력 발휘할 기회를 한 번 더 주겠다는 거였어요. 에피소드가 있는데, 사실 그때 현도 오빠를 따로 만났어요. 오빠가 설명을 해주셨죠. 메타 오빠 의도도 이해를 하고, 사실 쌓인 것도 있고 해서 설득을 당했어요. 그 친구랑 같이 엮이는 걸 너무 싫어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디스를 하면서 얻는 것도 있으니, 팔 한 쪽을 떼어주고 몸둥이를 가져와라, 이런 거였죠. 사실 막상 랩을 했을 때는 너무 열 받아서 주체가 안 됐어요. (웃음) 차분하게 랩을 더 잘 보여줬어야 했는데. 아쉽지만 속은 시원했어요. 하길 잘 했다 생각했죠.”
타이미는 마지막 트랙 팀 미션에서 제이스와 함께 팀을 만들었지만 아쉽게 동반 탈락했다. 당시 타이미가 심사위원을 맡은 15인의 래퍼들에게 많은 칭찬을 받았기 때문에 그의 탈락이 더 아쉽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 그는 “기분 나쁘지 않았다”며 털털한 모습이었다.
“떨어졌을 때 기분이 나쁘지 않았어요. 뭔가 약간 떨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 하고 있었고, 제가 진짜 최선을 다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싶어서 그렇게 한 것도 있었어요. 무조건 제가 보여줄 수 있는 걸 보여줘야겠다 해서 필살기를 보여준 거죠. 떨어진 게 아쉽거나 슬퍼서 운 건 아니에요. 이제 동생들이랑 같이 촬영을 못 해서 아쉬웠어요. 보여준 것에 대한 인정을 받았고, 래퍼 열 다섯 분이 이상할 정도로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웃음) 저는 정말 만족했습니다.”
팬 입장에서는 타이미가 ‘언프리티 랩스타’ 트랙에 참여하지 못 한 것이 아쉬웠을 것이다. 하지만 타이미는 시즌2에 참가하기 보다는 자신의 음악을 통해 남은 이야기들을 들려줄 예정. 앨범 발매는 빠르면 다음달이지만 아직 시기가 확정되지는 않았다.
“시즌2에 나갈 생각은 없어요. 하지만 예를 들어 지민이 무대에 아이언이 피처링 한 것 처럼 카메오로는 하고 싶어요. 처음부터 다시 그 도전을 하려면 까마득하죠. (웃음) 시즌2 나가시는 분들께는 ‘일단 가사를 무조건 많이 써놔라’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게 만반의 준비를 하고 연습도 많이 해야 하거든요. 저는 정말 모르고 몸으로 부딪혔는데, 정말 힘들었어요. (웃음) 이제는 제 음악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저는 계속 음악적인 모습으로 다가가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여태까지 많이 못 보여드린 것도 있고, 심리적으로 힘든 것도 있지만 다 떨쳐냈다고 생각해요. 정말 좋은 음악으로 들려드리는 게 좋은 거죠. 팬 분들과도 많이 소통하고, 공연, 음악, 방송 최대한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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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