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고, 울리고, 공포까지 느끼게 하는 롤러코스터 같은 전개의 '앵그리맘'을 이끄는 것은 8할이 김희선이다. 교복을 입은 김희선은 엄마로, 친구로, 또 첫사랑으로 다양한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는 중. 이번 드라마, 김희선에게 전환점이 될 것이 틀림없다.
지난 16일 방송된 MBC '앵그리맘'에서는 조강자(김희선 분)이 본격적으로 비리를 밝혀낼 움직임을 보이며 더욱 파격적으로 변신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날 스토리는 매우 짜임새 있게 그려졌기에 1시간이 쏜 살같이 흘렀다.
학교 폭력으로 시작한 '앵그리맘'은 재단 비리는 물론, 나아가 교육부장관까지 연결되어 있는 것을 꼬집으며 꽤 깊이있게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분위기가 무거워질 수 있었지만, 코믹적인 부분은 '앵그리맘'의 분위기를 상쇄시켰다.
최근에는 조강자와 고복동 간의 의외의 러브라인이 큰 호응을 끌고 있다. 이날 역시 고복동이 조강자를 좋아하며 지켜주려는 모습이 보여 시청자들을 '심쿵'하게 만드릭도 했다. 실제로 15살 차이가 나는 김희선과 지수지만, 불가능한 관계에서도 설렘이 느껴지는 것은 김희선에게도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김희선은 전작 KBS 2TV '참 좋은 시절'을 통해 이서진 아내로 출연, 사투리 연기를 소화하며 연기력을 다시 한 번 인정받은 바 있다. 이후 선택한 '앵그리맘' 역시 유부녀 역할이지만,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간다는 설정은 파격적이었다.
뚜껑을 연 뒤 교복을 입고 학교를 배경으로 선 김희선은 흠 잡을 데 없었다. 오히려 자연스럽게 학생들과 녹아들었고, 지수와의 러브 라인도 거북하지 않았다. 이는 김희선이라는 배우를 또 한번 재발견하게 하는 대목이다. 누가 39살의 나이에 교복을 입고, 20대 초반의 배우와 '썸'을 타는 것이 가능할 수 있을까. 단언컨대 몇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김희선은 교복을 입은 채 모성애와 왕년에 잘 나가던 '날라리'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는 중이다.
김희선은 이번 드라마를 선택함에 따라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여전히 아름다운 미모라는 점, 모성애를 진정성 있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 어느 배우와도 '케미'를 살려내는 능력 등 김희선은 '앵그리맘'을 통해 날개를 단 모습이다. 극 중 자신의 정체가 드러난 가운데, 어떻게 관계를 해결하고 거대 권력에 맞설 수 있을 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앵그리맘'은 한때 '날라리'였던 젊은 엄마가 다시 고등학생이 돼 한국 교육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마주하면서 헤쳐나가는 통쾌활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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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맘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