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압구정백야', 등장인물 죽을까 걱정되긴 처음
OSEN 황미현 기자
발행 2015.04.17 06: 48

'압구정백야' 속 강은탁이 심상치 않다. 한 차례 기절한 바 있는 강은탁이 박하나에게 실연을 당하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차에 올랐기 때문이다.
실연당하는 일은 드라마에서 다반사다. 그러나 MBC 일일극 '압구정 백야' 속 이야기라면 다르다. 화장실에 가다가도 죽을 수 있는 것이 임성한 작가 특유의 방식이기 때문에, 조금만 안색이 좋지 않아도 '혹시 죽나?'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
지난 16일 방송된 '압구정 백야'에는 화엄(강은탁 분)이 백야(박하나 분)와 정삼희(이효영 분)이 약혼한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는 모습이 그려졌다. 백야에게 큰 애착을 보이던 화엄이기에 두 사람의 약혼 소식은 화엄을 큰 슬픔에 빠지게 하기 충분했다.

이날 화엄은 두 사람 앞에서 체념의 눈물을 흘리며 집을 나섰다. 그리곤 차에 올랐다. 온 몸에 힘이 빠진 듯 슬프게 울던 화엄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불안함을 안겼다. 실연 후 눈물을 흘리는 것만으로 불안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임 작가 특유의 전개 방식 때문. 앞서 한 차례 기절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는 화엄이기에 유난히도 힘겨워하는 모습은 그의 생사를 걱정시키기에 충분했다.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보며 등장인물의 죽음을 걱정하는 일이 얼마나 될까. 임 작가의 전작 '오로라 공주'에서 등장인물들이 걸핏하면 죽어 나가는 모습이 담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임 작가의 작품에는 이러한 생각이 뒤따른다. '압구정 백야'에서도 조나단(김민수 분)이 예고없이 너무나도 황당한 죽음을 맞이한 바 있기에 이같은 생각은 터무니 없는 것 만은 아니다.
이에 드라마를 보던 시청자들은 드라마 속 이상 증세를 보이는 등장인물이 있을 때마다 "죽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장 먼저 드러낸다. 드라마란 스토리에 공감하고 등장인물의 감정에 이입하는 역할이 크지만, '압구정백야'는 상당히 다른 양상이다. 등장인물의 안위가 먼저 걱정되고, 이번에는 또 어떤 황당한 이야기가 그려질까 하는 생각이 앞선다.
'압구정 백야'는 한 달 여 방송을 남겨뒀다. 방송국 예능국을 배경으로 한 가족 이야기라던 '압구정백야'에는 예능국도 방송국도 주체가 되지 않았다. 여전히 비슷한 갈등 구조로 6개월을 끌어 온 '압구정백야'가 이 복잡한 관계를 어떻게 정리시킬 지 궁금증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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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백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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