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다른 분야에서 만나 헤어졌지만 다시 같은 분야에서 만난 서장훈과 오정연. 두 사람은 각각 농구선수와 아나운서로 활동했지만 은퇴와 사퇴 후 방송인으로 새로운 출발을 했다. 특히나 두 사람은 같은 방송인이 됐기 때문에 어느 방송국에서든 만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그러나 누구든 방송에 출연하는 이상 개인사를 털어놓는 것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요즘 연예인들이 자신이 앓고 있는 병을 말하는 것은 쉽게 들을 수 있고 열애, 이혼, 심지어 도박까지 한 번쯤은 방송에서 짚고 가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서장훈과 오정연 두 사람에게도 마찬가지. 이혼이란 건 워낙 민감한 얘기고 서로 친분이 있는 사람들을 방송에서 만나기 때문에 불편할 수 있지만 두 사람은 피하지 않고 ‘쿨’하게 농담하며 서로를 언급한다. 아직까지는 편하게 얘기할 만큼은 아니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질문에 대처하고 있다. 이혼은 어찌됐든 상처이기 때문에 쉽게 얘기할 수 없지만 이들도 방송에 출연한 이상 한 번은 얘기해야 하기 때문에 질문을 ‘원천봉쇄’ 하기 보다는 ‘솔직함’을 보여주고 있다.
먼저 방송활동을 시작한 서장훈은 어느 프로그램에서든 항상 이혼이나 오정연에 대한 질문을 빠지지 않고 받는다. 이때마다 서장훈은 상당히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지난 1월 15일 ‘썰전’ 출연 당시 서장훈은 사전인터뷰 때 이상형을 물었더니 화를 냈다고 한 얘기에 “나는 그런 얘기를 예전부터 잘 안 했다. 그리고 지금 내가 처해있는 상황이 이상형을 얘기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상형을 지금 밝히긴 조금 그렇다. 시간이 조금 지나야 한다”며 “그래도 한 3년 정도 지나면 이상형을 밝힐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해 전 오정연과의 이혼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10일 JTBC ‘마녀사냥’에서는 조금은 편한 모습을 보였다. 서장훈은 자신과 같은 입장인 허지웅과 묘한 유대감을 느끼는가 하면 성시경이 결혼에 대해 두려워하면서도 궁금해하자 “정 궁금하면 한 번 더 갔다 와라”라고 말하는 등 이상형, 결혼 얘기만 나오면 크게 불편해하던 그도 이제는 편하게 농담도 하고 있다.
오정연도 솔직함으로 질문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 16일 방송된 ‘썰전’의 오정연이 ‘썰록’에 출연한 가운데 김구라가 “서장훈 씨가 방송 출연하면 상의한다고 하던데”라고 묻자, 오정연은 당황하며 “초반부터 그 이야기가 나올 줄 몰랐다. 상의를 한다. 안부 겸 전화를 한다”고 밝혔다. 김구라가 서장훈과의 통화에서 오정연이 ‘썰전’에 나오는 걸 얘기하지 않아 서장훈이 섭섭해 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는 얘기를 전했다.
오정연은 초반부터 서장훈을 언급해 당황한 듯 했지만 여유롭게 대처했다. 오정연은 “약간 소심한 게 있다. 알지 않냐”고 말했다. 또한 이윤석이 서장훈의 유행어 ‘그게 아니고’를 말하자 오정연은 “그 말이 유행어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사실 정말 많이 들었던 얘기다. 하루에도 수백 번 들었다. 답답해서 나는 ‘그게 아닌 게 아니다’라고도 했었다. 그게 유행어가 돼서 신기하다”고 답했다.
또한 오정연도 이상형 질문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MC들은 “이상형은 어떻게 되냐”고 물었고 오정연은 “3년 유예 기간이 있지 않나. 다음 주면 이혼한 지 3년을 채운다”라며 대답을 피했다.
오정연, 서장훈 두 사람이 서로를 언급하는 것이 아직은 불편하겠지만 솔직하게 얘기하고 쿨하게 농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부부의 인연은 끝났지만 같은 방송인으로서 새로운 길을 걷는 두 사람. 앞으로 이들의 ‘쿨한’ 활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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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썰전’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