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초인시대', 유병재의 '어벤져스'..이 오묘한 매력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5.04.18 07: 17

이상한 녀석들이 모였다. 황당하지만 교묘하게 웃음을 준다. 이보다 특이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점점 빠져드는 마력이 상당하다.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초인시대'(극본 유병재, 연출 김민경) 2회에서는 소장(기주봉 분)이 병재(유병재 분), 창환(김창환 분)과 함께 25살 넘어서까지 동정을 유지해 초능력을 갖게 된 이경(이이경 분)을 만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로써 '초인시대' 버전 '어벤져스'가 완성된 것이다.
소장은 병재와 창환, 이경으로 완성된 이 초능력 팀으로 지구를 멸망으로부터 구하려고 했다. 그러나 병재는 지구 멸망보다 편의점 아르바이트가 더 중요했고, 초능력자이길 거부했던 이경은 이 능력을 자신을 위해서 쓸 것이라고 선언했다.

결국 '재수 없는 놈' 이경은 '쓸모없는' 병재와 '능력 없는' 창환까지 설득해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고, 세 사람은 함께 창업 구상을 하기도 했다. 초능력자들이라는 타이틀 아래 '어벤져스' 급 합체일 것이라고 조금이나마 기대했지만, 역시 스토리는 유병재식 유머로 흘렀다.
'초인시대'는 'SNL코리아'의 코너 '극한직업'에서 지질하지만 공감도 높은 상황 연기로 화제를 모았던 유병재가 극본과 주연을 동시에 맡았으며, 특유의 풍자 코미디를 통해 청춘들에게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은 없음을 이야기한다.
사실 콘셉트만 놓고 본다면 정말 신선하면서도 다소 황당한 설정일 수 있다. 임성한 작가가 '막장'의 대모라고 한다면, 극본과 연출을 맡은 유병재는 8차원 정도의 독특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SNL코리아'에서 사랑받았던 유병재의 B급감성은 황당한 설정을 넘어서 오묘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이끌고 있는 모습이다.
극중 도드라져 보이는 것이 '지질함'인데 세 배우가 이 지질한 캐릭터를 이렇게 잘 소화할 수가 없다. 유병재 특유의 건조하면서도 멍한 표정은 독특한 캐릭터와 잘 맞아 떨어졌고, 다소 허세기가 있어 보이는 이경은 이이경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꼭 어울렸다. 기주봉과 김창환, 이용녀 등 배우들의 맛깔나는 연기가 이 황당한 스토리의 유병재판 '어벤져스'를 너무나도 잘 살려내고 있는 것.
실소 터지는 B급감성으로 은근히 시청자들에게 매력을 어필하고 있는 '초인시대'의 초능력자들. 이들이 드디어 한 자리에 모인만큼 앞으로 어떤 전개로 더 큰 관심을 이끌어낼지 이목이 집중된다.
seon@osen.co.kr
tvN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