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혜린의 스타라떼] 데뷔하자마자 남다른 예능감으로 대표적인 '예능돌'에 꼽혀온 제국의 아이들 광희가 MBC '무한도전'에 입성, 화룡점정을 찍게 됐다.
데뷔 초기 거침 없는 성형 고백과 미워할 수 없는 솔직함으로 숱한 화제를 뿌린지도 3~4년. 최근엔 스스로 '좀 내려왔다'고 말할만큼 주로 요리 프로그램 등에서 활동해온 그는 국민 예능 '무한도전'에 당당히 합류하게 되면서 재도약의 기회를 잡았다.
그냥 잡은 것도 아니고, 제대로 잡았다. 식스맨 프로젝트는 열성적인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총리보다 더 빡센' 검증 작업을 거친 선발 과정이었다. 장동민이 여성 비하 가치관을 지적받으며 하차하게 되고, 각종 찌라시가 도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얻었다.
그 뜨거운 과정을 거친 주인공이 된 만큼, 광희는 당분간 가장 핫한 예능인이 될 전망.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화제를 모으는 프로그램의 신입으로 들어갔으니, 존재감과 입지가 단숨에 다른 아이돌 스타들을 뛰어넘은 것으로 보인다.
광희는 평소 '진짜사나이'로 뜬 박형식과 '미생'으로 정상급 배우로 올라선 임시완에 대한 질투심을 대놓고 드러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는데, 이제 '무한도전' 타이틀을 거머쥔만큼 오히려 질투를 한 몸에 받는 입장이 될만도 하다.
물론 마냥 파라다이스가 열렸다고 보긴 어렵다. '무한도전'은 가장 뜨거운 동시에 험난한 프로그램이기 때문. 특히 기존 멤버의 팬층이 워낙 단단해 새 멤버에 대한 무의식적인 거부 반응이 포착되기도 한다. 또 아주 사소한 꼬투리도 더욱 세차게 논란으로 치닫는 경우가 많은데, 새 멤버에게는 아무래도 더 가혹한 측면도 있다. 유병재가 광희에게 “식스맨 안 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힘들 것 같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가만히 있으면 소극적이라고 욕먹고, 뭔가 하려 하면 나댄다고 욕먹는 게 '신입'의 가장 서러운 처지. 광희 역시 적응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어떻게 헤쳐나가느냐에서 광희의 '예능돌 5년차' 저력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전망은 어둡지 않다. 광희의 가장 큰 강점은 쉽게 주눅들지 않는다는 점. 성형 사실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특이한' 아이돌로 시작해, 멤버별 파트 분배에서의 굴욕이나 저조한 신곡 반응, 자기가 먼저 떴는데 다른 멤버 인기가 더 올라간 기분 등을 그처럼 '신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기획사의 트레이닝을 거친 아이돌 멤버 특유의 예의+매너에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는 사교성, 오랜 예능 생활로 축적됐을 사회생활 요령 등은 '무한도전' 최연소 막내 자리에 꽤 어울릴 법도 하다. 막말을 일삼으면서도 호감을 유지하는 영리한 예능인들 중 가장 어린 축에 속하기도 한다.
광희도 지난 18일 방송을 보고서야 자신이 식스맨에 선정된 걸 알았던 것으로 알려진 상태. '무한도전' 다섯 멤버 중 세 명이 그를 뽑았다. 축하 전화가 쇄도하고, 너무 기쁘겠지만 아마도 걱정도 적진 않을 것. '얼마나 잘하나 두고보자'며 팔짱 끼고 보는 시선은 분명 많을 전망이다.
그러나 리스크가 커야 얻는 것도 많은 법. 많이 특이한 무명 아이돌 멤버로 시작해, 욕심만큼 풀리지 않던 가수 생활, 그룹을 대표해 홍보에 나서는 부담감, 스스로 내리막을 느껴야 했던 사람들의 주목도는 이제 모두 옛말이다. 그는 웬만한 톱스타도 넙죽 출연하는 국민 예능의 안주인이 됐다.
매니저도, 팬들도, 모두 할 일은 끝났다. 얼마나 적응해내느냐는 오롯이 그의 능력에 달렸다. 어려움도, 설움도, 시행착오도 겪을테고, 예능돌들의 로망을 실현해낸다는 기쁨도 클테다. 업다운이 가장 세찬 곳, 힘든만큼 얻는 것도 많은 곳, '웰컴 투 더 무도월드'다.
rinny@osen.co.kr
'스타제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