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부탁해가 아닌, 딸을 부탁해로 이름을 바꿔야 할 지경이다.
조재현의 딸 조혜정은 지난 18일 오후 방송된 SBS ‘아빠를 부탁해’에서 아빠 조재현에 대한 속마음과 혼자 지냈을 때의 외로움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방송에서 조혜정은 그간의 방송들에서처럼 과거 바빴던 아빠와의 기억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하지만 특히나 이번 방송이 충격을 안겼던 건 가족이 다 모인 저녁 식사에 대한 특별함, 아빠에게 선물을 받은 기억이 없는 일 등 거리가 멀어진 부녀 관계가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
이날 조재현은 앞서 이경규가 딸 예림에게 던졌던 “아빠의 딸로 태어난 것에 대해 후회하냐”라는 질문을 딸 혜정에게도 던졌고 혜정은 “아빠로 느껴지지 않았어서. 교감이 별로 없었잖아”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아빠를 부탁해’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아빠와의 시간이 많아진 지금, “하지만 지금은 좋아”라고 말해 시선을 모았다.
그러나 여전히 부녀간의 거리가 느껴졌다. 조재현은 할아버지 생신을 위해 함께 향초를 만들자는 딸 혜정의 말에도 요지부동, TV 앞에 누워 움직일 줄을 몰랐다. 그런 조재현을 본 혜정은 이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꿈 꿨던 건 아빠랑 같이 왁스를 녹이고 아빠가 심지를 잡아주고 이런 것이었는데 와르르 무너졌다”라고 서운해 했다.
뜨겁다는 딸의 말에 힘겹게 몸을 움직인 조재현이었지만 그마저도 잠깐이었다. 그는 슬쩍 혜정을 도와주다가 이내 발걸음을 다시 TV 앞으로 돌렸다. 서운함을 감추고 혜정은 작업을 마무리한 채 아빠와 오빠가 있는 거실로 향했다. 그리고는 “아빠는 내 생일 선물을 사준 적이 없지 않나. 오빠는 내 생일 때 내가 친구들이랑 있는 곳에 와서 선물을 주고 갔다”며 또 다시 서운함을 표현했다. 이를 듣고 핀잔을 한 조재현은 이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혜정이 생일을 자꾸 까먹는다. 12월 후반부였던 건 기억나는데”라며 딸을 사랑하지만 조금은 딸이 서운할 법도 한, 아빠의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서운함이 큰 만큼, 아빠의 사소한 행동에도 기뻐하는 혜정이었다. 그는 가족들이 다 모인 저녁식사 자리를 사진으로 연신 남겼으며 “오빠는 군대 가고 아빠는 잘 안 들어오고. 그래서 나에겐 이런 것이 소중하다”라는 말로 보는 이들을 짠하게 만들었다. 또한 아빠가 가르쳐 주는 고스톱을 배우면서 구박을 받아도 행복하게 웃어 보이는 모습으로 시선을 모았다.
‘아빠를 부탁해’에서 그 어떤 부녀보다 조재현과 조혜정 부녀 사이는 조금은 어색하다. 홀로 지냈던 시간이 많았던 만큼 혜정은 아빠에 대한 애정이 절실한 상황. 표현이 부족한 아빠들이 딸과 친해질 수 있도록 만든 이번 ‘아빠를 부탁해’이지만 조재현-조혜정 부녀 만큼은 유달리 외로워하는 혜정을 조재현에게 부탁해야 할 것 같다.
한편 ‘아빠를 부탁해’는 평소 표현이 서툰 아빠들이 딸과 함께 지내며 좌충우돌하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으로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4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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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부탁해’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