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이성의 옆에 있으면 그 사람의 다른 면이 보인다. 지금까지 조금은 부족해 보이기도, 또 조금은 유치하고 철없게 보이기도 했던 멤버들의 또 다른 면이 보였다. 데이트를 하는 상대에게 배려를 하고, 가슴 설레는 경험을 하게도 만드는 이 남자들의 반전 면모가 보는 즐거움을 줬다.
지난 18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인간의 조건2'에서 각자 자신이 선택한 여성 게스트와 데이트에 나선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성’편의 게스트로 출연한 여성들은 박미선, 레이나, 박은지, 김희정, 이혜정, 박은영 등으로 지난주에도 멤버들과 함께 하며 이성의 다른 점을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게 도왔다. 마음에 드는 이성과 데이트를 할 기회를 얻게 된 ‘인간의 조건2’ 멤버들은 “어떻게 정하느냐”며 당혹스러워하면서도 기대감이 가득한 모습.
여성게스트 및 멤버들에게는 각각 스케치북이 주어졌고, 1번부터 6번까지 데이트 하고 싶은 순서대로 상대팀의 이름을 적게 됐다. 가장 먼저 커플로 탄생한 팀은 은지원과 김희정이었다. 은지원은 김희정을 보자마자 “이 여자는 정말 내 여자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호감을 표현한 바 있었고, 별 기대 없이 이름을 썼는데 김희정 역시 은지원을 선택했던 것.
두 사람은 힙합이라는 공감대로 친밀함을 느꼈다. 함께 차를 타고 요가학원으로 가면서는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더 친해졌다. 은지원은 김희정에 대해 “나이가 어린데 상대방을 잘 맞춰준다”고 칭찬했고 김희정은 “나는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고 하고 흡수하려고 한다”고 말해 나이보다 조숙한 면을 드러냈다.
이어 요가 시간이 주어졌다. 은지원과 김희정은 힘겨운 플라잉 요가를 끝내고 다소 민망할 수 있는 커플요가도 생각보다 잘 해냈다. 비록 은지원은 “내 다리가 붙어 있느냐”고 말하며 약한 체력의 한계를 드러냈지만 분위기는 좋았다.
은지원 김희정 커플과 함께 돋보였던 커플은 허태희, 이혜정이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1순위와 데이트에 실패한 후 각각 서로를 4위로 찍었던 상대와 데이트를 하게 된 상황. 솔직한 이혜정은 처음부터 허태희의 개그가 자신과 맞지 않다며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였고, 허태희의 차를 타고 가면서도 조금은 쌀쌀맞은 반응을 보였다.
허태희는 이혜정이 자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눈치 채고 이혜정에게 최선을 다했다. 찰옥수수가 먹고 싶다는 이혜정을 위해 직접 나가 옥수수를 사서 줬고, 함께 복싱을 배우면서는 남자다운 스파링으로 반전 면모를 보였다. 운동을 하고 난 후에는 이혜정과 함께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천상 여자”라고 그를 칭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 사이 허태희를 바라보는 이혜정의 눈빛은 달라져 있었다. 그는 데이트를 마치고 돌아와 허태희에 대해 “싫었다가 좋아지기 힘든데 사람이 좋아 보이더라”고 말하며 “여자들이 운동을 잘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걸 아시지 않느냐”며 허태희 새로운 면을 좋게 보게 됐음을 알렸다.
허태희는 이혜정과의 데이트에 대해 “잘해주다 보니 이 여자도 되게 여성스럽게 변했다. 처음엔 되게 세더라. 그런데 점점 웃어주고 편해지더라”며 “처음에는 느낌이 나를 안 좋아하는 걸 느꼈다. 되게 티내는 성격이더라. 편견을 깨고 싶었다. 사람은 만나보고 바뀔 수 있다. 그 생각으로 남자로서 책임감을 갖고 혜정이랑 같이 운동을 했다”고 말하며 이혜정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을 했음을 알렸다.
이처럼 이성 편은 그간 ‘5無라이프’를 실천하며 궁색하게 살아온 ‘인간의 조건2’ 멤버들에게 찾아온 봄 방학 같은 시간이었다. 여성게스트들과 데이트를 하고 이를 통해 이성에 대해 알아간다는 설정은 한번쯤 해보기 좋은 콘셉트였다. 마치 가상 결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우리 결혼했어요’를 보는 듯 설레는 장면들이 곳곳에 연출돼 남다른 재미를 줬고, 그 속에서 발견한 멤버들의 반전 매력은 큰 수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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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조건2'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