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연애중’, 연애 시작한지 100일도 안됐는데 벌써 끝났다. 연애하는 남녀도 100일 정도는 만나봐야 그나마 서로를 조금 알 수 있는데 78일 만에 급하게 가상연애를 종료해 시청자들의 아쉬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JTBC ‘나홀로 연애중’은 안방에서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들과 달콤하게 가상현실 연애를 즐길 수 있었던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지난 18일 12회 그룹 엑소의 찬열 편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갑작스러운 폐지에 MC들도 시청자들과 제대로 작별의 인사를 하지 못했고 제작진의 인사말로 종영인 걸 알 수 있었다.
‘나홀로 연애중’이 폐지된 이유는 시청률 때문. 지난 1월 31일 첫 방송은 0.701%(닐슨코리아, 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의 낮은 수치를 기록하며 시작했다. 걸그룹 에이핑크의 정은지, 소녀시대의 유리, 다비치의 강민경, EXID의 하니 등 최고의 대세녀들이 출연했지만 시청률 1%를 넘기는 건 쉽지 않았다.
그러나 화제성은 시청률과는 정반대였다. 방송이 끝나면 많은 네티즌들이 “애교에 심쿵했다”, “정말 신선하다”, “진짜 연애하는 것 같다” 등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러한 반응이 시청률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나홀로 연애중’은 VCR 속 여성과의 가상현실 데이트를 통해 여성의 심리를 알아보는 프로그램. 일본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을 연상케 하는 프로그램 특성상 TV보다는 휴대폰이나 컴퓨터로 보는 시청자들이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 와중에 제작진의 노력은 있었다. 제작진은 TV의 주시청자가 여성인 점을 감안해 남자 가상연인 배우 서강준과 엑소의 찬열을 섭외, 서강준 편에서 바로 시청률 1%를 돌파했다. 서강준 편 두 번째 방송은 1.491%까지 상승하며 최고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1% 이하로 시청률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갑작스럽게 폐지가 결정됐다. 남자 가상연인을 선보이면서 서서히 여성 시청자들을 확보하기 시작했지만 78일 만에 막을 내리게 된 것.
‘나홀로 연애중’은 가상연인에게 호감을 갖고 썸을 탄 것에 이어 연애까지 여러 상황들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설렘을 선사했다. 출연 연예인들도 마치 연애하는 것처럼 애교와 매너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달달하게 해줬다. 특히 ‘나홀로 연애중’은 타 가상연애 예능처럼 직접 남녀가 만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모니터로만 연애할 수 있어 팬들이 안심하고 볼 수 있는 가상연애라는 점도 매력이었다.
이제 막 나홀로 연애를 제대로 즐길 만하니 폐지된 ‘나홀로 연애중’. 그간 봐왔던 예능들과는 전혀 다른 포맷으로 신선한 재미와 묘한 B급 매력을 선사했기 때문에 폐지가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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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나홀로 연애중’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