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그리 김동현이 본격 래퍼 데뷔를 했다. 정식 데뷔는 아니지만 소속사 선배 래퍼 산이의 앨범에 참여하며 연습생 아닌 래퍼로서 첫 발을 디딘 것. 이제 남은 것은 아버지 김구라의 그늘을 지우고 래퍼로서 성장하는 일이다.
MC그리는 지난 15일 공개된 산이의 ‘양치기 소년’ 선공개곡 ‘모두가 내 발아래’에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이 곡을 통해 두 사람은 강한 자신감으로 자신들에 ‘디스’를 한 이들에게 속 시원한 한 방을 날렸다.
특히 MC그리는 ‘4개월 안에 show the prove 아직 멀었지’, ‘맞아 축복이야 아빠의 빽’이라며 자신을 저평가하는 이들에게 돌직구를 던지는가 하면 ‘내가 너 때문에 왜 포기해 / 네가 키보드 하나로 날 깔 때 그게 make me stronger Kanye West’라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또, ‘날 배 아파할 바엔 네 갈 길 가길 바래 / 너네와 산이 우린 다른 게 하나 있지 / 산이와 그리는 전 국민이 아네’라며 얼굴을 가리고 자신에 손가락질을 하는 불특정 다수에게 통쾌하게 받아 쳤다.
사실 김동현을 MC그리로 데뷔 시킨 주역은 김구라가 맞다. 김구라는 MBC ‘황금어장-라디오 스타’, Mnet ‘음담패설’ 등에 출연해 김동현이 래퍼의 꿈을 꾸고 있음을 알렸고, 방송을 통해 친해진 래퍼들에 조언과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힙합 레이블 브랜뉴뮤직은 흔쾌히 그를 연습생으로 받아들였고, 올초 전속계약을 체결, MC그리의 탄생을 알렸다.
MC그리는 김구라의 아들이기 때문에 초고속 데뷔를 하게 됐다는 이유로 네티즌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MC그리는 더 이상 가족 예능에서 웃고 재롱 부리던 어린이 김동현이 아니다. 래퍼로서의 그는 지금까지의 인지도와는 다르게 실력으로 차근차근 성장할 예정. 열여덟 살 어린 나이이기에 앞으로 갈 길도, 보여줄 것도 무궁무진하다. 그의 행보가 어떨 지, 어떤 이야기들이 있을 지 차분히 기다리며 지켜봐 주는 것도 도리다.
‘모두가 내 발아래’에서 선보인 MC그리의 출사표는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짧은 시간 안에 달라진 그의 랩핑과 자신감 있으면서도 재치 있는 가사가 돋보였다. 이에 앞서 그는 지난해 브랜뉴뮤직 패밀리 콘서트에서 첫 자작곡으로 공연을 하기도 했다. 이제 막 시작한 MC그리가 ‘김구라 아들’ 이상의 래퍼로 커 가기를 기대해 본다.
브랜뉴뮤직 대표 프로듀서 라이머는 “옆에서 지켜 본 동현이는 또래들에 비해서 어른스럽지만 아직 여리고 순수한 평범한 18살 아이다. 동현이에게 주시는 따끔한 질책, 냉정한 의견들은 모두 겸허히 받아들이고 앞으로 더욱 발전된 그리의 모습을 보이기 위한 교훈으로 삼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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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뉴뮤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