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여자를 울려' 김정은, 오빠라 부르고픈 여주의 탄생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5.04.20 06: 59

 
남자주인공 보다 멋진 여자주인공이 등장했다.  MBC 주말드라마 '여자를 울려'(극본 하청옥, 연출 김근홍)의 여주인공 덕인(김정은)이다. 정의를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고, 위기에 처한 인물들을 구해낸다. 그동안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만든 '민폐' 여자주인공과는 차원이 다르다.
지난 19일 방송된 2회에서 전직 강력계 형사인 덕인은 학교 폭력에 피해를 입은 학생들, 또 학교 폭력을 휘두르는 아이들까지 구제하고자 고군분투했다. 윤서(한종영)는 그런 덕인에게 고마워하긴커녕 덕인에게 으름장을 놓았고 오히려 아이들을 괴롭혔다. 그 사이 윤서를 따르던 정수가 퇴학당할 위기에 처했다.

덕인은 정수의 딱한 처지를 듣고, 그의 집을 찾았다. 그는 아버지(이계인)으로부터 무차별 폭력을 당하는 정수를 발견하고, 보호했다. 이후 정수의 아버지와 뒤늦게 찾아온 교사 진우(송창의)가 사채업자들에게 둘러싸이자, 덕인은 남다른 무술 솜씨를 발휘해 단박에 사채업자들을 제압했다.
강자 앞에서는 강했지만, 약자 앞에선 다정했다. 특히 학생들에겐 친근한 옆집 누나 같았다. 덕인은 형사 일을 그만두고 고등학교 앞에서 밥집을 운영하고 있었다. 맛있는 음식을 아이들에게 양껏 퍼줬고, 아이들이 원하는 음식을 만들어주며 기쁨을 느꼈다. 그야말로 통 크고 화끈한 '밥집 아줌마'였다.
마냥 털털해 보이는 덕인에게도 아픔이 있었다. 그는 먼저 세상을 떠난 아들과의 추억에 눈물을 보였고, 끝내 아들의 유품을 보며 오열했다. 아들의 죽음 이후 완전히 멀어진 남편은 다른 여자와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다. 시어머니 복례(김지영)는 이 사실을 며느리에게 숨겼지만, 덕인도 곧 알게 될 일이었다.
그럼에도 덕인은 웬만한 남자보다 더 씩씩하고 강인했다. 강인한 생활력은 물론, 위험에 빠진 남자주인공을 완력으로 구제해주는 여자주인공의 등장은 신선할 정도였다. 이를 위해 거친 말투와 화통한 성격 등 덕인의 억척스러운 면모가 강조됐지만, 김정은의 안정적인 연기는 이를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이쯤 되면 '언니'가 아닌 '오빠'로 불러야 할 것 같은 여주인공의 탄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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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울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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