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라이트] '차이나타운' 김혜수-김고은, 여성판 '달콤한 인생'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5.04.20 17: 22

충무로 여제 김혜수와 라이징 스타 김고은. 두 배우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 '차이나타운'(감독 한준희, 제작 폴룩스픽쳐스)이 20일 언론시사를 열고 베일을 벗었다.
'차이나타운'은 여성 캐릭터를 내세운 범죄 드라마다. 지하철 10번 보관함에 버려진 일영(김고은)은 사채업자인 엄마(김혜수)의 손에 자라난다. 엄마에겐 일영 외에도 여러 자식이 있는데, 모두 일수를 위한 범죄에 활용된다. 그 중에서도 "자라지도 않고, 자랄 생각도 없는" 일영은 가족들의 사랑을 받는 인물이지만, 자신에게 친절한 남자 석현(박보검)을 만나면서 가족들과의 관계가 달라진다.
영화는 일반적인 범죄 드라마의 공식을 충실히 따라간다. 죽을 듯 절대 죽지 않는 주인공과 그를 쫓아오는 잔인한 상황들, 시종일관 비장한 분위기가 감돈다. '차이나타운'의 차별점은 일영과 엄마라는 두 여성 캐릭터다. 그들은 일반적인 모녀 관계 혹은 조직 내 상하 관계를 뛰어넘는 미묘함이 있다. 피를 나누지 않은 모녀이지만, 운명적인 궤를 같이 한다. 애증이 뒤섞인 두 사람의 관계는 시종일관 긴장감을 만들어 낸다.

배우들은 발군의 연기를 보여준다. 김혜수와 김고은의 시너지는 상당할 정도. 김혜수는 화려함을 벗고 투박한 뱃살에 주근깨 가득한 얼굴을 보여주고, 김고은은 선머슴 같은 모습으로 등장, 날렵한 몸놀림으로 액션을 소화한다. 위태로운 10대로 분한 이수경, 코믹한 이미지 대신 악연의 옷을 입은 고경표, 극중 유일한 활력소인 박보검, 묵직한 무게감을 안기는 엄태구 등 충무로의 신선한 얼굴들이 화면을 빼곡 채운다.
한준희 감독은 이 잔혹한 드라마를 통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한준희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인생은 대부분 힘들고, 가끔 좋은 순간이 오는 것 같다. 좋은 순간이 가끔씩 있어 힘든 시간을 버티고 산다고 생각한다"며 "여성이 남성보다 더 강력하다고 생각한다. 여성들은 어떤 큰 일이 있을 때 변명하지 않고 후회하지 않는다고 느낀다. 큰 오해를 변명하지 않는 여자들의 이야기이길 바랐다"고 말했다.
청소년관람불가. 2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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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룩스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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