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긴 수렁에 빠져 있는 kt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필요한 선수를 영입하기는 했지만 대형 스타의 이적은 아니라는 점에서 오히려 분위기 전환 효과에 주목하는 이들도 있다.
kt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LG와 1대2 트레이드에 합의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유망주 투수인 이준형(22)을 LG로 보내는 대신 포수 윤요섭(33)과 내야수 박용근(31)을 영입했다. 최근 최약 포지션을 보강하기 위해 분주히 트레이드 시장의 문을 두드렸던 kt는 올 시즌 1호 트레이드를 단행하며 본격적인 움직임을 시작했다.
두 팀간의 트레이드에 다른 조건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도유망한 투수, 그리고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던 즉시전력감 야수 두 명을 맞바꾼 사례로 기억될 전망이다. 선수층이 허약한 kt는 두 선수를 영입해 전체적인 선수 구성의 다양화를 꾀했고 LG는 2~3년 뒤를 기약할 수 있는 젊은 투수를 영입해 서로간의 이익을 추구했다. 이준형의 경우 당장 1군에 포함될 선수는 아니기에 역시 주목을 받는 것은 kt 쪽의 선수들이라고 할 수 있다.

첫 17경기에서 2승을 거두는 데 그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는 kt는 팀 타율이 2할2푼1리까지 처져 있다. 전력상 어느 정도 예상한 부분이기는 했지만 9위 KIA(.259)와의 타율이 4할 가까이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장성호 김사연 등 핵심 야수들도 빠져 있다. 여기에 내야에는 주전 선수들을 대체할 자원이 마땅치 않아 경기 후반에 고민이 있었다. 이에 공격력을 가진 포수인 윤요섭, 그리고 2루와 유격수를 두루 볼 수 있는 박용근을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
LG에서는 1군 기회를 잡지 못했으나 kt에서는 곧바로 활용이 가능하다. SK와 LG를 거친 윤요섭은 프로 통산 339경기에서 타율 2할5푼3리, 9홈런, 85타점을 기록 중이다. LG 시절이었던 2012년과 2013년에는 70경기 이상에 뛰며 팬들에게 이름을 알린 바 있다. 힘이 좋고 공격력을 갖춘 포수라는 점에서 수비적인 장점이 있는 용덕한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 13경기에서 타율 3할6푼1리, 1홈런, 13타점을 기록하는 등 방망이는 살아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9년 대수비·대주자로 주로 활용되며 101경기에 나서기도 했던 박용근은 2007년 LG의 2차 1번 지명을 받았을 정도로 잠재력이 뛰어난 내야수 출신이다. 지금까지는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해 고전했지만 도루 능력이 있고 내야 포지션을 두루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박경수 박기혁 외에 다른 옵션이 없었던 kt 내야에서는 긴요하게 쓸 수 있는 선수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는 12경기에서 타율 3할2푼5리, 4도루를 기록했다.
다만 두 선수가 팀 전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만한 카드들은 아니다. 결국 다른 효과에 더 큰 기대가 몰린다. 바로 분위기 전환이다. 시즌 승률이 1할을 갓 넘기는 상황에서 kt는 그 어느 팀보다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시즌을 치르고 있다. 팀 전체에 활기가 부족한 상황에서 심리적으로 처지다보니 체력소모는 더 크다. 이번 트레이드는 이런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효과를 낼 수 있다.
FA, 20인 외 지명으로 kt 유니폼을 입은 주전 선수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들은 지금까지 사실상 대체가 불가능한 자원이었다. 부진해도 자신의 자리가 보장되어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윤요섭은 포수와 지명타자 자리에서, 박용근은 2루수와 유격수 자리에서 경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2년 전 비슷한 신세였던 NC 또한 넥센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분위기를 다잡는 효과를 냈다. 당시 NC가 영입한 세 명의 야수(지석훈 박정준 이창섭)이 팀 성적을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몫을 했다고는 말하기 힘들다. 내야 안정 등에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이들이 팀의 간판이 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당시 트레이드는 패배의식에 빠져 있었던 NC 선수단에 각성 효과를 줬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NC는 트레이드 이후 점차 승리를 많이 쌓기 시작했고 이는 선수단에 심리적인 안정으로 이어졌다. kt도 그런 길을 밟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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