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따라’ 박진영이 생물학 논문을 쓴 이유 [인터뷰]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04.21 14: 22

 박진영에게는 필터가 없다. 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에서 심사평을 할 때 잘하는 참가자를 보면 물개박수를 치며 함박웃음을 짓고,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참가자들을 보면서는 잔뜩 표정을 찌푸린다. 이에 그의 표정은 심사평의 스포일러가 되기도. 거침없이 내뱉는 발언들은 듣는 이들에게는 시원함을 주지만, 때로는 구설에 오르기도 하는 바다.
그런 박진영이다. 지난 20일 기자들과 만난자리에서는 ‘생물학’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열을 올렸다. 기자들을 모아놓고 언론을 비판할 수 있을 정도로 워낙 솔직하고, 계산 없이 주장을 펼치는 그이기에 생물학과 건강이 최근 관심사이겠거니 했다. 그런데 1시간 정도 주어진 인터뷰 시간 중 거의 30분을 이와 관련된 이야기로 채웠다. 최근 음원차트 1위를 휩쓸고 있는 신곡 ‘어머님이 누구니’에 대한 홍보에 열을 올려도 모자랄 시간인데, 왜 박진영은 생물학과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데 애를 썼을까.
그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고개가 끄덕여졌다. 박진영은 60대까지 현역으로 가수 활동을 하고 싶고, 그 나이에 20대 때보다 더욱 춤을 잘 추고 싶다고 한다. 이를 통해서 후배 가수들에게는 귀감이 되고, 자신을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위안을 주고 싶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건강해야하고 젊어져야한다는 것이다. 이에 생물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국내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굴지의 기획사의 대표로 회사를 돌보고, 방송활동과 음악 활동을 병행하며 사는 것이 한가롭지는 않을 텐데, 시간을 쪼개고 쪼개 생물학을 공부했다. 그의 노트북에는 생물학 논문 못지않은 연구를 한 아티클들이 용량을 채우고 있다고 한다.
“제가 20세 때보다 60세에 더 춤을 잘 춘다면 많은 것을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목표를 그렇게 정하고 의학과 생물학공부를 시작했죠. 노화가 왜 일어나는지에 대해서 의대생 공부하듯이 공부한 것 같아요. 이 내용들을 실제로 적용하니 많은 일들이 일어났어요. 잔주름이 없어지고, 춤을 격력하게 춰도 힘들지 않더라고요. 예전 영상과 제가 요즘 부른 노래를 비교해보면 숨도 훨씬 덜 차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60살까지는 가능할거라고 생각해요.”
사실 건강관리라는 것이 많은 것을 포기하게 만드는 일이다. 연예인이라는 특정한 직업이 이미 여러 가지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직업인데 여기에 건강관리 스트레스까지 더해지면 삶은 더욱 혹독해지는 것이 자명하다. 이는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는 방법이기도 했다.
“제 팬들은 사회인이 됐어요. 정말 하루 살아가기도 힘든 세상이죠. 그렇게 힘든데 나를 응원해준다는 것에 몸둘바를 모를 정도로 감사해요. 어떻게 갚을 수 있을지 생각했죠, 팬들보다 더 힘들게 살아서 ‘박진영도 저렇게 24시간 힘들게 사는구나’ 하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위안이 되지 않을까요?”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박진영은 이제 편하게 살아도 되는 상황이다. 이렇게 고된 삶을 택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가수들의 선배로서, 기획사의 대표로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자 했던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소속 가수들에게 보여주는 것이에요. 대표로서 가수들에게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팬들을 위해 희생할 부분은 희생하고, 사람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것을 보여주자는 것이죠. 얼마 전에 회사 후배들에게 이런 내용의 강의를 했는데 많은 애들이 수업을 들으러 왔었어요.”
박진영이 소속사 후배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딱 두 가지다. 올바르지 않은 행동을 하지 않을 것, 또 게으르지 않을 것이다. 지적을 했을 때 개선의 여지가 없다면 바로 내보낸다고 한다. 그렇기에 지금의 JYP엔터테인먼트가 단단한 결속력을 자랑하는 모범적인 아티스트들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옛말처럼.
“팬들이 실망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싫어요. 회사 경영에 있어서 손해 많았음에도 일을 함에 있어서 편법을 쓰거나 회계처리에서 부당한 행위를 하지 않았어요. 2012년도에 세무조사를 받았는데 세무 공무원들이 진짜 존경한다고 하고 가더니, 나중에는 내 공연에도 찾아와 공연을 보고 가더라고요. 그런 것들이 저에게는 돈 버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에요.”
자신에게 ‘필터’가 없다는 것을 본인도 알고 있단다. 그래서 나쁜 짓 안 하고 올바르게 살기 위해 노력한다는 박진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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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P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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