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수요미식회'는 어쩌다 병풍이 됐나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5.04.21 14: 55

tvN '수요미식회'가 예상외로 미지근하다. 방영 초기 전현무, 김희철, 강용석 등 '대세 예능인'의 합류와 단순 '맛집 프로그램'이 아닌 주제별 음식의 역사와 에피소드를 곁들인다는 차별화된 콘셉트로 기대를 모았던 게 무색할 정도다.
현재 tvN은 월~일요일까지 이른바 잘 나가는 킬러콘텐츠를 분산 배치하며 요일별 시청률 공백을 줄여놓은 상태.
가장 먼저 뚜렷한 강세를 보였던 금~토 라인은 현재 나영석 PD의 '꽃보다 할배'를 필두로 6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SNL코리아' 등 이미 검증을 끝마친 콘텐츠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꽃보다 할배'의 경우는 8%가 넘는 시청률로 동시간대 지상파 프로를 위협할 정도이며, 'SNL코리아' 역시 호스트에 따라 다소 격차는 있으나 2%대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유지 중이다.

일요일에는 2015년 2번째 쿼터에서 공격적인 새로운 코너들을 선보이고 있는 '코미디 빅리그'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진행된 117회(4월19일)는 3.06%(닐슨코리아, 케이블기준)를, 전회 116회는 3.24%를 기록하며 일요일 케이블 전체 프로그램 종합 1위 자리를 확고히 했다.
한동안 부진했던 목요일 tvN도 '뇌섹시대-문제적남자'(연출 이근찬, 이하 뇌섹남)가 2.37%의 높은 시청률로 첫 회를 연 뒤, 이후 2%에 육박하는 1%후반대의 시청률로 꾸준히 선방하고 있다.
드라마 '고교처세왕' 이후 2%대 시청률을 좀처럼 넘지 못하고 '월화의 늪'으로까지 불렸던 tvN 월화드라마 영역 역시 '식샤를 합시다'가 시작하면서 시청률 탄력을 받은 상황이다. '식샤를 합시다'는 2회 방영 만에 2.07%의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하고 '고교처세왕' 이후 무려 8개월간 넘지 못했던 2%벽을 넘어서며 주목받았다. 최근 5회(4월20일)에서는 '비정상회담'과의 경쟁으로 상대적으로 화요일보다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월요일도 1.76%라는 눈에 띄는 성과를 거머쥐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tvN의 일주일 중 유일한 구멍은 수요일이 됐고, 이는 자연스럽게 수요일 오후 11시 배치된 tvN '수요미식회'(연출 이길수)로 향했다. '수요미식회'는 지난 4회(2월11일, 김치찌개 편)에서 1.48%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1%안팎의 저조한 시청률에 그치고 있다. 특히 최근 15일 방송됐던 13회 닭갈비 편은 0.84%로 프로그램 자체최저인 0.8%에 근접한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방송에 나온 음식점들이 방송 후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일 수도 있지만, 방송 후 해당 음식점들이 나열된 목록이 인터넷과 SNS로 확산되는 것을 떠올리면 그리 어려운 셈도 아니다. 이는 시청자들이 방송을 굳이 챙겨보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그냥 맛집 리스트 확보가 여전히 더 필요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를 의식해서일까. '수요미식회'는 짧은 시기에 적잖은 변화들을 시도했다. 고정 패널이던 어반자카파 박용인이 하차했고, 가수 이현우가 이 공석을 꿰찼다. 또한 초기 MC였던 김희철이 하차했고, 이를 신동엽 카드가 대체해 첫 녹화를 마친 상태다.
'수요미식회' 제작진은 이같은 개편으로 오는 22일 결방을 확정했다. 재정비된 출연진 녹화분은 오는 29일 오후 11시에서 오후 9시 40분으로 변경된 시간대로 되돌아올 예정. 결국 신동엽이라는 카드 투입까지 실패로 돌아갈 경우 '수요미식회'의 향방은 불투명해질 수도 있는 상태. '수요미식회'가 tvN의 '구멍', '병풍'이라는 불명예를 씻고, 초반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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