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효과 2조원은 역사상 길이 남을 농담이 될 전망이다.
지난 21일 언론시사회로 베일을 벗은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서울의 등장은 예고편이 전부였다. 만약 마블 캐릭터의 팬이 아니고, 지난 '어벤져스'에 심드렁했다면 굳이 서울을 보겠다고 이 영화를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영화에선 크게 세가지 전투가 벌어진다. 영화 도입부 어벤져스가 히드라 기지를 덮치는 장면과 남아프리카에서 헐크와 헐크버스터가 싸우는 장면, 마지막 클라이막스인 공중 도시 전투 장면이 그것. 서울은 전투와 전투를 연결하는 정도의 역할을 하며, 등장 비중도 그리 많지 않다.
서울에선 캡틴 어메리카가 인공지능 로봇 비전을 싣고 달리는 트럭을 추격하는 내용이다보니, 고가 도로 위를 달리는 트럭과 이에 진입하는 스칼렛 요한슨, 탈선해버린 지하철을 멈추는 장면이 주를 이룬다. 그런데 초록색 도로 표지판이 아니면 배경이 서울이라는 점을 알아차리기 어렵다.
하물며 너무나 리얼하게 찍힌 탓일까. 차들이 달리는 아슬아슬한 고가 도로와 지하철, 탈선한 지하철이 가까스로 멈춘 곳 등은 드라마 속 서울보다 훨씬 더 낙후돼보인다. 리얼해서 좋은데, 애초 설레발쳤던 서울 이미지 제고와는 완전히 무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극중 수현이 일하는 과학기지로 등장하는 세빛섬과 이를 둘러싼 한강이 그나마 좀 예쁜 편이지만, 꽤나 긴 러닝타임 속에 깊은 인상을 남기긴 어렵다. 하물며 새침하고 도도하게 나오는 수현의 연기도 군데군데 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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