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지난 10년간 예능 흐름을 선도했다. ‘국내 최초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라는 자부심은 달리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리얼 예능프로그램 형태에 대해 초창기에는 산만하고 도통 무슨 재미로 보는지 모르겠다는 시청자들의 성화가 존재할 정도였다. 별다른 진행 없이 멤버들이 웃고 떠드는 것 같은 무질서 속에 존재하는 예능 질서는 많은 리얼 예능프로그램들의 효시가 됐다.
MBC ‘일밤-진짜 사나이’를 이끌고 있는 김민종 PD는 “한때 ‘무한도전’ 조연출과 공동 연출을 한 적이 있다”면서 “제작진으로서는 매주 새로운 기획을 만든다는 게 정말 힘들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PD는 “그런데 10년이나 그렇게 늘 새로운 구성을 만들었다는 게 엄청 대단한 것”이라면서 “흔히들 한국 예능은 ‘무한도전’ 이전과 이후로 바뀐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나. 김태호 PD를 비롯한 제작진, 그리고 10년간 이 프로그램을 이끈 멤버들이 정말 대단하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무한도전’이 현재 예능프로그램에 많은 영향을 준 게 사실”이라면서 “촬영 기법부터 편집 등 제작 패러다임을 바꾼 예능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JTBC ‘비정상회담’ 김희정 PD는 “예능프로그램들은 드라마와 다르게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게 보통이다. 예능프로그램이 한 연출자와 함께 10년간 시청자들에게 계속 사랑받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정말 대단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 PD는 “출연자들의 정성이 대단한 것 같다”라면서 “유재석 씨 등 멤버들이 ‘무한도전’을 위해 며칠씩 투자를 하는 게 프로그램을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제작진과 출연진 모두 프로그램을 사랑하기 때문에 매주 특집을 할 수 있고 정성을 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제작진과 출연진의 노고로 프로그램이 10년간 사랑받을 수 있었다는 점을 높이 샀다.
SBS ‘K팝스타’ 시리즈를 이끈 박성훈 PD는 “10년 동안 한 예능프로그램이 방송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심지어 출연진과 제작진이 쭉 이어졌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또한 박 PD는 “인기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화제를 만들어낸다는 점이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다른 방송사의 프로그램이지만 높게 평가를 해도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늘 새로운 시도를 하고, 그런 시도가 정말 많았던 프로그램이다”면서 “프로그램의 미덕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매력을 매번 만들어가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무한도전’의 기획을 맡고 있는 김구산 부국장은 “‘무한도전’은 최초의 기록이 많은 프로그램”이라면서 “국내 최초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고, 대규모의 카메라 장비를 처음으로 투여한 프로그램이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모든 출연자에게 카메라 한 대씩 따라다닌다는 제도 자체도 최초로 만들었다”라면서 “여기에 예능프로그램이 10년씩 방송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최초의 프로그램이다. 보통 한 프로그램이 길어야 2~3년이었는데 ‘무한도전’을 계기로 장수 예능프로그램이 많아졌다”라고 밝혔다.
김 부국장은 “‘무한도전’은 프로그램 자체가 꾸준히 성장을 했다”면서 “걸음마도 못하는 아기가 언젠가부터 걸어다니고 이제는 뛰어다닌다. 포맷이 늘 바뀌고 구성에 따라 늘 성장하고 있는 생명체 같은 느낌이다. 이런 구성은 전세계 어디에도 없는 전무후무한 구성”이라고 덧붙였다.
KBS 2TV ‘해피투게더3’ 김광수 책임프로듀서는 “'무한도전'은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면서 “연예인들에게 캐릭터를 부여한 것도 처음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끊임없는 변신이 없다면 10년을 이어올 수 없었을 것이다.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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