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앞으로의 10년을 기대해 [무도 10살]
OSEN 황미현 기자
발행 2015.04.25 07: 25

10주년이다.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수식어를 단 예능 프로그램 중에는 최초다. 10년간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순간들을 거치고 더욱 탄탄해진 '무한도전'이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예능 프로그램의 수명이 어느 정도일지는 누구도 모르는데다, 과거를 믿고 방심했다가는 큰 코 다치기 십상인 세상이다.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23일 10번째 해를 맞았다. 지난 2005년 4월 23일 '무모한 도전'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시작한 지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멤버들은 모두 아이 아빠가 됐고, 그 기간 동안에 예능인으로서 크게 성장했다.
틀에 짜여진 예능도 아니고, '리얼'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다보니, 멤버들의 실제 성격과 말투가 도마 위에 오를 때가 많았다. 개인적으로 발생한 크고 작은 사건 역시 '무한도전'에는 치명적이었고, 시청자들의 신뢰가 커갈 수록 논란이 주는 여파도 컸다. 그만큼 '무한도전'은 10년간 '소통'이라는 모토로 시청자들과 교감했다.

10년간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는가. 셀 수 없이 많은 특집들과 터져나온 웃음과 감동, 기발한 도전들은 시청자를 끊임없이 '무한도전'을 향한 관심을 지속하게 했다. 안주하지 않고 변화를 모색한 제작진 역시 '무한도전' 10주년을 이끈 큰 원동력이었다. 김태호PD가 여느 예능인 못지 않은 팬덤과 인기를 지닌 것 역시 오랜 세월 입증한 신뢰와 노력의 산물이리라.
'무한도전'이 MBC 터줏대감이자 간판 프로그램으로 10년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던 만큼, 이제는 '무한도전'을 빼놓고 대한민국 예능의 역사를 말하기란 힘들어졌다. 최초, 최고, 최다의 수식어를 꿰찬 '무한도전'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10주년이라는 기념비적인 수식어를 달았다고 해서, 마음 놓고 기뻐하기엔 이르다. 숱한 논란을 만들었던 '무한도전'은 때마다 삐걱거렸고, 인기만큼 흔들림도 컸다.
 
최근 '무한도전'은 10주년 5대 기획 특집을 발표하고 올 한 해를 통으로 '축제의 분위기'를 만들 것임을 알렸다. 그러나 첫 프로젝트였던 식스맨 프로젝트부터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유력한 후보인 장동민이 과거 했던 논란으로 자진하차를 하는 것은 물론 21명이나 되는 후보자들이 서바이벌 형식으로 탈락해 나갔다. 평균 이하를 자처하던 '무한도전'이 인기에 힘입어 갖은 미션들을 던지고 혹독한 네티즌의 잣대를 이용해 식스맨을 뽑은 것은 어쩐지 아이러니 했다.
결국 식스맨 프로젝트 1인은 그룹 제국의 아이들의 광희가 차지했다. 이후 우려하던 결과가 이어졌다. 10년 동안 '무한도전'을 응원하던 열성팬들은 광희에 대한 날선 잣대를 들이댔다. 일부 네티즌은 광희의 과거 논란 거리를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아마 이는 식스맨으로 누가 됐더라도 같은 방식이었을 테다.
이처럼 '무한도전'은 제작진과 출연진, 또 새롭게 합류하게 된 인원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예능계의 트렌드를 이끈다는 책임감과 중압감에 시달린다. 여론에 맞게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은 '무한도전'이 10주년을 이끈 원동력이었지만, 이제는 팬덤이 커진만큼 완벽하지 않은 대처는 오히려 논란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10주년을 맞이한 '무한도전'은 분명 경사다. 그러나 10년 아성이 굳건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10년 동안 할 만한 특집은 했다. 이러한 모습들은 과거에 비해 재미가 떨어졌다는 반응을 이끌기도 했는데, 이는 10년이라는 시간을 꽉 채운 '무한도전'이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올해 발표한 5대 기획에는 식스맨과 가요제, 포상 휴가, 우주 여행, 액션 등이 포진되어 있다. 이 중 우주 여행을 제외한다면 이미 많이 봐왔던 그림. 올해 상당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우주 여행인데,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아이템을 성사시킨다면, '역시 무한도전'이라는 찬사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호 PD는 앞서 지난 6일 '올해의 방송인상 PD상'을 수상하며 이같이 말했다. "프로그램의 가능성을 믿고 기다려준 MBC에게 감사드리며, 모든 스태프들이 톱니바퀴처럼 함께 돌아가 완성되는 게 프로그램인 만큼 앞으로 힘을 합쳐 10년 동안 더 하고 싶다"고. 김PD가 앞으로의 10년에 욕심을 드러낸만큼, '무한도전'의 톱니바퀴는 쉬지 않고 돌아갈 전망이다. 10년을 따라 온 시청자들의 기대와 이로 인한 중압감은 '무한도전'이 앞으로의 10년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goodhmh@osen.co.kr
MBC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