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지난 7개월간 한선화는 아이돌이 아니었다. 누가봐도 완벽한 배우였다. 방송 초반 아이돌 이미지를 우려하던 시선도 깨끗하게 사라졌다.
한선화는 지난 12일 종영한 MBC '장미빛 연인들'에서 여주인공으로 발탁돼 7개월 간 드라마에 온전히 녹아들었다. 완벽한 재평가였다. 무대 위에서 화려하게 춤을 추던 한선화는 없고, 눈물 마를 날 없는 미혼모로 열연하며 배우라는 타이틀을 확실히 꿰찼다.
한선화는 최근 OSEN과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장미로 살았던 지난 7개월을 되돌아봤다. 싱그러운 미소 안에는 한 층 성숙해진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일단 무사히 마무리 잘 지을 수 있어서 다행이구나 싶고, 뿌듯햐요. 촬영 끝난지 몇일 되지 않았어요. 지금으로서 가장 좋은건 연기에 대한 부담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거예요.(웃음) 혹시라도 제가 방해가 되고 민폐가 될까봐 쉬는 날에도 대본을 끼고 연습하고 또 연습했거든요. 덕분에 저의 가능성을 어느 정도 보여드린 것 같아서 만족해요."
이번 드라마를 통해 한선화는 여배우로서 확실히 인정받았다. 그룹 시크릿의 멤버가 아닌 배우 한선화라는 타이틀을 기꺼이 줄만한 호연이었다는 평이다.
"다행이죠. 노력했던 것이 보여져서 감사하고 다행이구나 싶어요. 그러면서 부담감도 생기지만요. 사실 미니시리즈 주연이었다면 이 정도의 평가를 받을 수 있었을까 싶어요. 주말드라마였고, 긴 호흡을 통해 장미라는 캐릭터를 천천히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이 호평의 원인이 된 것 같아요."
인터뷰를 나누던 한선화에게는 여인의 향기가 물씬 풍겼다. 예전 예능 프로그램 속 깜찍하고 귀여웠던 분위기 대신 성숙하고 조신했다. 성격이 차분해진 것 같다는 이야기에 손사래를 치며 아직 캐릭터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한 것 뿐이라는 그다.
"극 중에서 매일 울고 기가 다 빠지는 장면을 연기하다 보니까 실제 성격도 살짝 변한 것 같긴해요. 8개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어요. 사실 성격은 예전과 똑같아요.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면 금세 본연의 털털한 모습이 나올 거예요.하하"
한선화는 '장미빛 연인들'을 통해 이장우와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이 좋았기에 '장미빛 연인들'에 몰입하는 것이 쉬웠던 것이 사실. 한선화는 이장우와 편하게 소통하며 가까워졌다고 소개했다.
"처음보다 많이 친해졌어요. 오빠는 출연 배우 중 그나마 편한 사람이었어요.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고.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줬어요. 사실 저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여유를 부릴 수 없었는데 오빠와 찍을 때는 편안하게 임했던 것 같아요. 굉장히 고마워요."
한선화는 주말 드라마 속 여주인공으로 활약, 주말극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두게 한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였고, 아이돌이 아닌 여배우의 탄생을 알렸다. 그는 이제 아이돌이라는 수식어에 구애받지 않고 더욱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게될 테다.
"아이돌 꼬리표를 확실히 뗀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가 기대되고 궁금해요. 감사하고 기분 좋고요. 저에게 어떤 가능성을 보셨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들을 해주시는 걸테니까요. 부담감도 생기지만, 앞으로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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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