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와 고등학생이지만, 왠지 모르게 응원하게 된다.
지난 22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앵그리맘’(극본 김반디 연출 최병길)에서는 조강자(김희선 분)의 정체를 알고 심란해 하는 고복동(지수 분)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무엇보다 분명히 두 사람의 끝이 보이고 연결돼서는 안 될 두 사람이지만 조강자를 향한 복동의 애틋한 짝사랑과 배우 김희선, 지수가 만들어내는 케미가 두 사람의 러브라인을 응원하게 만들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방송에서 고복동은 자신이 좋아하던 조방울이 사실은 고등학생이 아닌, 아줌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심지어 아줌마도 그냥 아줌마가 아닌, 같은 반 오아란(김유정 분)의 엄마라는 사실은 복동을 더욱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조강자의 응원 속에 처음으로 안동칠(김희원 분)에게 맞선 복동이었지만 짝사랑 상대가 아줌마라는 사실은 계속해서 그를 힘들게 했다. 박노아(지현우 분)에게 괜히 화를 내기도 하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조강자를 밀어냈다.
동칠에게 맞아 온 몸이 멍투성이가 된 자신을 걱정하고 스킨십을 하려고 하는 조강자에게 내 몸에 손 대지 말라며 거리두기를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한 번 빠진 마음은 쉽사리 돌아오지 않았다. 가로등 밑에 서서 “잊어야 돼. 잊자. 아줌마잖아. 나랑 나이 차이가 얼만데”라고 혼자 되놰보기도 했지만 강자에게 자꾸만 가려고 하는 마음에 힘들었던 복동은 결국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눈물을 흘렸다.
본인이야 충격 속에 얼마나 힘들겠냐만은 복동을 지켜보는 이들은 그의 귀여운 모습에 피어오르는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급기야 강자와 복동의 러브라인을 응원하는 이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는 지금까지 김희선과 지수가 보여준 케미 덕분이다. 실제 14살 차이가 나는 두 사람이지만 교복을 입은 채 그려지는 두 사람의 케미는 큰 나이차를 실감케 하지는 않는다. 고등학생 역할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김희선 덕분이고 조강자를 향한 무뚝뚝하지만 자상한 짝사랑을 잘 소화해주고 있는 지수 덕분이다.
강자와 복동이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건 잘 알고 있다. 사실상 불가능한 사랑이지만 그래도 이 두 사람을 응원하게 되는 건 짝사랑이라는 순수함, 그리고 연기를 너무나도 잘 해주고 있는 배우 때문 아닐까.
한편 ‘앵그리맘’은 한때 '날라리'였던 젊은 엄마가 다시 고등학생이 돼 한국 교육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마주하면서 헤쳐 나가는 통쾌활극으로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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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맘’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