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당한 임성한 작가, 막장 열차의 최후 [위기의 임성한②]
OSEN 황미현 기자
발행 2015.04.23 09: 31

임성한의 막장 열차에 제동이 걸렸다.
'막장의 대모' 임성한 작가를 적어도 당분간은 MBC에서 보기 힘들 전망이다. MBC가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장근수 드라마본부장이 지난 22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에 출석해 "임성한 작가와 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장 본부장은이날 방심위와의 심의소위에서 지난 2월 방송된 내용에 대한 위반 조항에 대해 의견 진술하던 중, 임성한 작가를 문제 삼았다. 계속된 막장 요소로 인해 시청자들이 막장에 무감각해진 것을 우려한 방심위 위원의 지적에 대해, 임성한 작가와 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또 MBC 역시 앞으로 출생의 비밀 등을 그린 막장 소재를 지양하겠다고 덧붙였다고 전해졌다.

이에 따라 '또 막장이냐'는 질타에도 막힘 없이 질주하던 임성한 작가의 막장 열차는 비로소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간 임성한 작가는 두 귀를 막고 끊임 없이 막장 스토리를 써왔다. 역술 장면이 많이 등장하는 것은 물론, 복잡하게 얽혀 있는 두 집안의 갈등 구조, 집안 간에 얽힌 결혼과 이혼, 너무 쉬운 죽음 등은 시청자들의 혀를 차게 만들었다.
임성한 작가는 그간 '보고 또 보고', '인어 아가씨', '하늘이시여' 등 크게 인기를 끈 작품을 집필했다. 물론 이 작품들에도 막장 요소는 있었으나 정도는 심하지 않았다. 막장 소재가 있을지언정 흥미롭고 탄탄한 구성으로 막장에 대한 혹평은 적었다.
그러나 '신기생뎐'에서 등장 인물들의 눈에서 레이저가 나가기 시작하더니 귀신이 시도때도 없이 등장해 시청자들을 기함하게 만들었다. 이어진 '오로라 공주'에서는 주연도 죽고, 등장인물들이 죽어 나가며 '임성한의 데스노트'라는 단어도 등장했다. 스타 작가로 발돋움한 이후 자극적인 대사와 갈등 관계에 치중한 임성한 작가의 독특한 집필 방식은 시청자들의 '놀림 거리' 혹은 '욕받이'로 전락한 것.
예전에는 임성한 작가의 막장 스토리가 묘한 끌림을 유도하기도 했으나, 막장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은 '엽기적인' 임성한표 막장 전개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오로라 공주'때 크게 놀란 시청자들이 '압구정 백야'에서 임 작가에 대한 적개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반응들이 많았다. 
이에 시청률 역시 큰 오름새 없이 그 시간대 평균 수치를 유지했다. 임 작가의 작품이라고 해서 크게 시청률이 상승하는 것은 아니었다. 임 작가의 막장 파워도 예전같지 않음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이런 상황에 장 본부장이 방심위를 통해 임성한 작가와의 계약을 더 이상하지 않겠다는 진술을 함으로써, 임성한 작가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MBC를 비롯해 타 방송사들 역시 '압구정 백야'에 쏟아지는 날선 비판들을 눈여겨 봤을 터. 임 작가를 쓸 수는 있지만, 수 만의 안티를 안고 가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 이에 따라 임 작가의 작품이 설 자리는 점차 들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goodhmh@osen.co.kr
MBC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