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의 MBC, 임성한 이대로 버리나 [위기의 임성한①]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4.23 09: 31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임성한 작가를 더 이상 안방극장에서 보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올까. MBC 드라마본부의 수장인 장근수 본부장이 임성한 작가와 향후 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동안 독불장군 행보를 보였던 MBC와 임성한 작가의 관계에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MBC는 그동안 시청률 장사가 된다는 이유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임성한 작가와 손을 여러차례 잡았다. ‘보고 또 보고’, ‘인어 아가씨’, ‘왕꽃 선녀님’, ‘아현동마님’, ‘보석비빔밥’, ‘오로라공주’, ‘압구정백야’ 등이 MBC를 통해 방송됐다. SBS는 ‘하늘이시여’, ‘신기생뎐’을 방송했고 2011년 이후에는 임성한 작가의 작품을 방송하지 않았다. 최근 4년간 임성한 작가는 MBC에서만 볼 수 있었던 것.
개연성 없는 전개는 물론이고 시청자들에게 비윤리적인 가치관을 주입시키는 방송은 언제나 문제가 됐다. MBC는 그때마다 불통을 고집했다. 논란에 대해 공식적인 해명보다는 불똥이 잦아들길 잠자코 보는 듯한 인상을 풍겼다. 문화 선도를 이끌어야 하는 방송사로서의 책임의식이 부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성한 작가에 대한 MBC의 애정은 거대 방송사의 횡포로 보였다. 방송사의 시청률 우선주의는 임성한 작가를 끊임 없이 활용하는 독불장군식 행보에서 부각됐다.

2013년 무려 10여명의 인물들이 갑자기 죽는 기괴한 이야기로 논란이 됐던 ‘오로라공주’. MBC는 시청자들의 빗발치는 항의에도 이렇다 할 사과나 해명조차 하지 않으며 임성한 작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더 키우는 결정적인 실수를 했다. 여기에 신작 ‘압구정백야’까지 방송하며 시청자를 위한 방송의 길을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결국 이 같은 ‘임성한 바라기’ 행보는 방송사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으로 이어졌고 MBC에 대한 신뢰감 하락으로 연결됐다.
때마침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MBC와 임성한 작가에 대한 철퇴를 내렸다. 비윤리적인 이야기가 매번 문제가 됐다. 법정 제재가 반복됐고 MBC의 공식적인 사과도 이어졌다. 결국 장근수 본부장은 지난 22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소위원회에 출석해 ‘앞으로 임성한 작가와는 계약을 맺지 않겠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MBC는 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 임성한 작가는 현재 일일드라마 ‘압구정백야’를 집필하고 있다. 드라마 종영까지 한 달여 정도 남았다. 이 드라마가 끝난 후 MBC가 이대로 임성한 카드를 버릴지, 아니면 또 다시 임성한 작가의 작품을 밀어붙일지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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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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