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적 작품,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가 임성한 작가의 거취 로 인해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개연성 없는 ‘막장’ 전개로 매회 시청자의 거센 질타를 받던 이 작품은 작가가 은퇴설에 휘말림에 따라 또 한 번 높은 화제를 낳고 있다.
23일 임성한 작가는 10개의 작품 후 은퇴하는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데뷔작과 단막극을 제외하고, 일일극 ‘보고 또 보고’, ‘온달 왕자들’, ‘인어 아가씨’, ‘왕꽃 선녀님’, ‘하늘이시여’, ‘아현동 마님’, ‘보석비빔밥’, ‘신기생뎐’, ‘오로라 공주’에 이어 현재 집필하는 10번째 작품, ‘압구정 백야’가 그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설명이다.
149부작 종영을 알린 이 드라마는 현재 132회까지 방송이 진행됐다. 이에 종영까지는 한 달 여 시간이 남은 상황. 22일 방송분이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15.1%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소위 ‘대박’은 아니지만,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는 ‘압구정 백야’는 이번 일로 인해 시청률 곡선에 어떤 영향을 받을지 관심을 끈다.
‘압구정 백야’의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의 등장인물들의 궤변과 복잡하게 얽힌 관계 등을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채널을 꾸준히 고정하고 있다. 또한 시청자들은 드라마의 내적인 이야기에 머무는 것이 아닌, 스스로 나서 임 작가의 전작과 비교, 다음 이야기를 추측하는 재미를 더하는 독특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청자들은 극중 동물이 말풍선으로 말을 하는 장면이 나오면, 전작에 이어 되풀이된 지점을 찾아 더 많은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풀어내거나, 등장인물이 사고로 죽는 장면이 나오면, 전작의 경우를 들어 ‘데스노트가 펼쳐졌다’고 기대(?)를 하는 방식으로 임성한 작가의 모든 작품을 아우르는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
이는 ‘막장계의 대모’라는 오명을 쓰는 임성한 작가가 시청자에 그만큼의 막대한 영향력을 지녔다는 것의 반증인데, 이 때문에 10개의 작품을 통해 탄탄하게 구축된 ‘임성한 월드’가 이제 문을 닫는다는 소식은, 임 작가의 마지막 작품이 될 ‘압구정 백야’에 대한 시청자의 지대한 관심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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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백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