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보다 더 파격적인 드라마가 현실에서 펼쳐졌다. 임성한 작가가 현재 집필 중인 ‘압구정백야’를 끝으로 더 이상 작품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방송계를 발칵 뒤집어놓고 있다. 세상 둘도 없는 이상한 드라마를 만들기를 즐겨했던 임성한 작가는 은퇴 선언이라는 파격적인 행보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
임성한 작가가 23일 매니지먼트사인 명성당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은퇴 선언을 했다. 앞서 하루 전인 지난 22일 MBC 드라마본부의 수장인 장근수 본부장은 지난 22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출석해 ‘앞으로 임성한 작가와는 계약을 맺지 않겠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임성한 작가는 은퇴 선언으로 안방극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부정적인 여론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잇따른 철퇴 조치로 MBC가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보였지만 임성한 작가는 좀 더 강한 수를 던졌다. 평소 자신이 집필한 작품이 10개가 되는 순간 더 이상 드라마를 만들지 않겠다고 했다는 것.
명성당엔터테인먼트 이호열 대표는 이날 OSEN에 임성한 작가의 은퇴 의사를 전달했다. 그는 “작가님이 입장을 밝히신다는 것에 대해 구체적인 이야기는 모른다”면서도 “은퇴를 하시겠다는 생각은 확고하시다. 은퇴 번복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작가님이 원래부터 열 작품을 하고 나서 더 이상 드라마를 쓰지 않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계셨다”면서 “그동안 드라마 제작사들로부터 연락을 많이 받았는데 계약 제의를 모두 거절했다. 앞으로 추가 작품 계약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현재 작가님은 막바지 글을 쓰고 계시다”면서 “다음 달 15일이 마지막 방송이니까 경황이 없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성한 작가의 측근인 이 대표 말대로라면 임성한 작가는 다음 달 종영하는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백야’를 끝으로 더 이상의 작품을 집필하지 않는다. 보통 드라마 작가가 은퇴 선언을 하는 일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 자연스럽게 더 이상 작품을 집필하지 않는 일은 많아도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는 이 같은 선언은 파격에 가깝다.
그만큼 은퇴 선언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임성한 작가가 세간의 주목을 받는 ‘이슈 메이커’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눈에서 레이저 불빛이 나오고 귀신이 등장하는 이상한 전개를 펼쳐왔던 임성한 작가는 유례 없는 드라마 작가의 은퇴 선언으로 정점을 찍었다. 드라마에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만들었던 것은 은퇴 선언에 비하면 약과였다. 임성한 작가는 1990년 KBS ‘미로에 서서’로 작가 데뷔를 한 후 ‘보고 또 보고’, ‘인어 아가씨’, ‘하늘이시여’, ‘신기생뎐’, ‘오로라공주’ 등을 집필했다. 개연성 없는 이야기로 ‘막장 드라마 대모’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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