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만 듣는 '복면가왕' vs 얼굴만 보는 '너목보'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5.04.23 15: 56

JTBC의 예능 전성기를 이끌었던 '히든싱어'의 뒤를 잇는 2개의 다른 음악 추리쇼가 요즘 인기다. MBC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과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이하 '너목보')가 바로 그 것.
음악 추리쇼라는 공통된 장르를 내세웠지만 그 알맹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복면가왕'과 '너목보'는 그야말로 정반대다. '복면가왕'은 오로지 목소리 만으로 출연자의 실력을 가늠짓는 거라면, '너목보'는 눈으로 보여지는 것만으로 출연자의 노래 실력을 추측하는 콘셉트.
재미요소도 제각각이다. '복면가왕'은 놀라운 가창력으로 한 번 놀라고, 패널들이 각자 그럴싸한 의견을 내면서 가면으로 감춰진 참가자의 정체를 맞추는 게 흥미요소. 또한 한 노래를 가지고 2명이 배틀 형식으로 경쟁하듯 부르는 요소 역시 큰 볼거리다.

물론 '목소리만 가지고 판단한다'는 콘셉트는 이미 '더 보이스'라는 글로벌 포맷 판권을 구매한 Mnet 측이 '보이스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지난 2012년 시즌1, 2013년 시즌2를 선보였던 바 있다. 배틀 라운드 역시 당시 '보이스 코리아'의 가장 큰 재미 요소였다.
'보이스 코리아'의 경우 1라운드만 정체를 숨기고, 본선부터는 얼굴을 공개한 채 무대에서 승부를 겨뤘다. 이와 달리 '복면가왕'은 탈락하기 전까지 정체를 꽁꽁 싸맨다는 차이는 있다. 또한 당시 '보이스 코리아'가 일반인과 무명에 가까운 이들이 주 참가자였던 반면, '복면가왕'은 김종서, 이홍기, 지나, 아이비, 권인하, B1A4 산들 등 이미 인지도가 충분한 가수들이 출연해 대중성이 더 짙다는 차이도 있다.
결국 '보이스 코리아'로 얼굴을 제외한 목소리로만 참가자를 판단했던 Mnet은 이를 뒤집어 '얼굴만 보고 목소리를 판단한다'는 콘셉트의 '너목보'를 기획하고 방송을 내보낸 셈이다. 이는 비주얼과 무대, 대중성까지 모두 고려한 오디션 프로 '슈퍼스타K' 출신들과 달리 '보이스 코리아' 출신들이 돋보이는 가창력을 가졌음에도 가요계에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역으로 꼬집은 것으로도 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흡사 명절 연휴 특집으로 종종 방영되는 '진실게임'의 가수판을 보는 듯 서로가 서로를 속고 속이는 반전을 보여주고 있는 '너목보'는 이미 어느 정도는 검증된 포맷. 첫 방송 이후 시청률 2%를 안정적으로 넘기며 8회 현재까지도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또한 최근 '너목보'는 세계적인 콘텐츠 마켓 'MipTV 2015'에서 국내 최초로 '가장 주목할 포맷' 중 하나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아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다만 '복면가왕'이나 '너목보' 역시 동일한 콘셉트로 이어갈 경우 피로감을 느낄 수 있는 포맷인 만큼, 변화를 모색하고 확장 가능성을 물색하는 게 중요한 요소다. 특히 스포에 민감한 상황에서 한 번의 녹화물을 2회 편성하는 '복면가왕'이나, 실력자와 음치를 판정짓는 순간에서 MC와 패널들의 감탄사나 목소리가 참가자의 노래 감상을 가로막는 경우 등 반복되는 시청자의 볼멘소리에 제작진이 귀를 기울여 향후 개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복면가왕'은 일요일 오후 4시 50분 MBC 방송, '너목보'는 오후 9시 40분 Mnet, tvN 동시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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