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갑질’ 논란에 휘말렸다. 한 체험관에서 촬영을 하기로 준비했다가 이를 무산시킨 후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게 논란을 제기한 쪽의 주장이다. 반면 ‘슈퍼맨이 돌아왔다’ 측은 여러 번의 사과를 했고, 그쪽에서도 이를 받아들였지만 돌연 문제제기를 해 당혹스럽다는 입장.
인사동에 위치한 체험관 관계자는 23일 ‘슈퍼맨이 돌아왔다’ 관련 게시판에 제작진이 촬영을 위해 답사를 왔다 일방적으로 섭외를 취소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슈퍼맨이 돌아왔다’ 측은 23일 OSEN에 “섭외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과 시민의 안전이다. 그래서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촬영을 지양하고 있다. 헌팅 후 촬영 장소가 굉장히 붐비는 곳이라는 것을 알고 (답사 후) 다섯 시간 정도 후 촬영이 불가하다고 말씀드렸다”며 “이 과정에서 업체 쪽에서는 손해가 발생했다면서 계속해서 촬영을 요구했지만, 안전을 생각해 촬영이 불가하다고 설명하며 사과드렸다. 이후 전달과정에서 생긴 오해를 모두 풀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체험관 측은 ‘슈퍼맨이 돌아왔다’ 측의 해명에 대해 다시 보도자료로 반박, ‘슈돌 제작진들 끝까지 ’갑질‘하시네요’라는 제목과 함께 기사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글에서 체험관 측은 ‘막내 급 스태프가 전화해서 사건을 무마시키려고 했고, 본인들 편하자고 밤 10시가 넘어 전화해서 죄송합니다, 한마디 일방적인 사과가 진정한 사과인가요? 언론 기사로 저희는 이상한 을이 되었다. 방송 횡포가 이럴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강봉규PD는 OSEN에 이 같은 체험관의 주장에 대해 답사 과정과 촬영을 하지 않기로 한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답사를 하고 나서 그날 오후 6시에 전화를 드렸다. 실제로 보니 인사동이 생각보다 더 많이 붐비고, 아이들한테 위험할 것 같고 여러 가지로 상황이 안 좋았다. 공방에서의 체험들이 아이들 월령이랑도 맞지 않았다. 상황을 설명 드렸고 양해를 구했다. 그쪽에서도 오후 6시 40분에 '응원하겠다'며 문자까지 보냈다"고 다시 해명했다.
이어 “그런데 (체험관 측이)갑자기 수요일에 문자를 보내더라. 공식 사과를 하라, 손해배상을 하라고 하시더라. 그리고는 글을 게재한 거다. 우리는 촬영이 시작된 상황이었다. 그날 오후 10시쯤에 전화를 드렸고, 그 사이사이에도 전화를 드렸다"며 "손해배상을 하라고 하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더니 무조건 와서 촬영하라고 하더라. 수요일에 이미 촬영을 진행했고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공식 사과는 수차례 했다. 앞으로의 촬영과 답사는 어떻게 진행해야할지 막막하다. 당혹스럽다”는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갑질’은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용어다. 힘 있는 쪽이 힘이 약한 상대에게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횡포를 부리는 것을 이를 때 쓰는 이 말은 최근 일어난 유명 항공사의 ‘회항’ 사건에서도 사용돼 화제를 모았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경우 최근 가장 인기가 있는 예능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갑’의 위치에 있다고 인식될 수 있지만 오히려 이 같은 특징으로 인해 작은 논란에도 큰 타격을 받는다는 점에서 그렇게만 볼 수는 없다. 상황에 따라서는 ‘을’이 될 수도 있는 입장인 것. 때문에 이 사건의 핵심은 ‘갑질’이 아닌, 답사와 섭외를 바라보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체험관의 견해의 차이로 봐야 한다.
한 장소가 방송을 타기 위해서 답사는 필수적이다. 그 과정에서 여건상 촬영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물론 방송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 오해가 생길 수도 있다. 체험관 측은 이날 OSEN에 “원하는 건 진정성 있는 사과 뿐”이라고 밝혔다. ‘슈퍼맨이 돌아왔다’PD는 에 대해 사과를 했고, 이에 대해 ‘응원한다’는 문자까지 받았다고 이야기한 상황. 정말 체험관 측이 원하는 것이 사과라면 금방 해결될 수 있는 문제지만 홍보사를 동원해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는 의중이 궁금해 지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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