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개그콘서트’의 대표 훈남 개그맨 4인방이 모였다. 등장만으로도 환호성이 터져 나오는 ‘얼굴이 무기’인 이들. 무대 위 잘생긴 캐릭터는 모두 도맡는 네 명의 훈남들은 치명적인 매력을 연기하며 웃음을 선사하는데, 이번에는 작정하고 망가지겠다는 각오다. ‘이리오쇼’에서 말이다.
매주 ‘개콘’ 무대에 서는 인기 개그맨 류근지(30), 김성원(30), 김기리(29), 서태훈(27)은 24일 오후 7시 30분, 대학로 갈갈이홀에서 ‘쇼케이스 이리오쇼(이리오Show)’를 개최한다. 매일같이 ‘개콘’ 회의와 연습을 반복하는 이들은 오로지 자신들만의 색다른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주말과 잠을 포기하며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개그 공연이 다양하지 않은 것 같아서 직접 소극장 공연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예전에 윤형빈 선배의 소극장에서 꽃미남 특집을 했었는데요, 그때 매진이 됐었거든요. 그래서 ‘개콘’ 내에서 그나마 잘생긴 사람들끼리 같이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는데 모두 흔쾌히 하기로 했어요. 우리만의 공연을 만들기로 뜻을 모았어요.”(류근지)
플로리다의 '휘슬(Whistle)'이 배경음악으로 깔리면 모델 워킹으로 등장하던 류근지와 빵빵한 지갑을 흔드는 능청스러움으로 여심을 사로잡던 김기리, 다정다감한 철부지 남편으로 분해 보는 이를 설레게 하던 서태훈, 전매특허 영어개그로 느끼한 매력을 발산하는 김성원이 한자리에 모였다. 특히 아예 ‘잘생긴 캐릭터’라는 역할로 무대에 서 명품 몸매까지 뽐내는 이들이다. 혹시 ‘이리오쇼’ 무대에서도 잘생김을 서로 주장하지는 않을까.
“캐릭터는 전혀 겹치지 않아요. 저희 캐릭터를 이용해 관객들과 같이 어울리면서 재밌는 공연을 만들어가려고요. 멋있는 것만 하면 공연이 안 되니까요. 무대에 서면 저희의 다른 캐릭터를 확실히 아실 수 있을 거예요.”(서태훈)
“방송에서는 다루기 힘든 소재로 공연해요. ‘개콘’에서 보시지 못했던 웃음을 드리려고요. 70% 정도는 여성 관객을 위한 퍼포먼스도 있어요. 공연을 찾은 분들을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콘셉트에요. 다른 공연과 차별화가 있을 거예요. 우리 넷도 웃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김성원)
이들은 앞서 아산 쇼타임 코미디홀에서 이미 두 번의 ‘이리오쇼’ 공연을 선보인 바 있다고. 눈만 봐도 통한다는 이들의 호흡은 이미 검증을 마친 셈이다. 이들은 네 명의 호흡 외에도 찾아오는 관객의 컨디션에 따라 매번 다른 내용의 공연을 선보인다는 설명이다.
“평상시에 ‘개콘’에서 함께 하고 친하게 잘 어울리니까 눈빛만 봐도 잘 알아요. 이번에 1시간 20분짜리 공연을 어떻게 그렇게 한두 번 맞추는지 보면서 다들 천재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김기리)
“관객에 따라 공연 내용이 달라져요. 관객 중에는 소심한 분도 계시고, 많이 오버하는 분도 계시는데, 상황에 맞는 에피소드가 각각 달라요. 너무 잘해서 당황스러운 관객분들도 많아요. 저희가 할 게 없을 정도로요. 하하”(서태훈)
“소극장 공연을 하면 확실히 ‘개콘’ 관객분들보다 잘 웃어주세요.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공연이에요.”(김성원)
“확실한건, ‘개콘’에서는 보지 못했던 개그를 한다는 거예요. 저희가 ‘개콘’에서 맨날 웃긴 역할을 하지는 않았었기 때문에, 방송이 아닌 곳에서 할 수 있는 걸 하려고요.”(류근지)
류근지의 말처럼, 이들 훈남 개그맨들은 코너 안에서 소위 ‘받쳐주는’ 역할로 소비되던 것도 사실이다. 이들은 충분히 웃길 수 있지만 역할이 한정된 ‘개콘’ 무대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했던 끼를 마음껏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우리 공연에서 우리가 하고 싶은 걸 하니까, ‘개콘’에서 느끼는 희열과는 다른 게 있어요.”(서태훈) “포스터를 찍을 때도 멋있게 찍을지 고민을 했어요. 멋있는 모습을 안 보여줄 수는 없는데, 멋있는 모습 말고 망가지는 모습도 보여준다고 알려주고 싶었어요. 양쪽을 다 표현해봤어요.”(김기리)
또한 이들은 소극장 공연의 활성화를 위해 이번 공연이 잘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며 진지한 모습을 보여 이들이 그릴 다음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소극장이 그리워요.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 하는 개그맨들이 많은데,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해서 도전하기 쉽지 않아요. 공연을 활성화시키고 싶어요. 매년 꾸준히 하고 싶어요.”(류근지) “‘개콘’을 하면서도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김기리)
“우울할 때 와도 편안하게 웃다가 갈 수 있는 공연이에요. 갈 때 가져갈 건 없을 수도 있지만, 스트레스는 놓고 갈 수 있어요.”(서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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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오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