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압구정백야’ 막장의 몰락? 참을 수 없는 지루함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4.25 07: 20

임성한 작가가 지루한 이야기 전개로 개연성은 없어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든다는 마지막 무기마저 무뎌지고 있다. 은퇴작이 될 가능성이 높은 ‘압구정백야’가 죽음과 관련된 ‘낚시질’이 아닌 이상 밋밋한 전개를 보이고 있는 것. 불행인지 다행인지 임성한 작가의 ‘글빨’이 쇠락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들게 한다.
임성한 작가는 지난 23일 매니지먼트사 명성당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은퇴를 발표했다. 현재 집필 중인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백야’를 끝으로 더 이상 작품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 시청자들은 환호했다. 은퇴를 아쉬워하는 이들이 드물 정도로 그와 그의 작품에 대한 불만은 상상 이상이었다.
이야기 구조가 파괴된 자극적인 장치로 ‘막장 드라마 대모’로 불렸던 그가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여론이 팽배한 가운데, 은퇴 수순을 밟고 있는 것. 그가 ‘피고름’을 짜가면서 만든 드라마 중 초기 작품은 왜곡된 가치관을 걷어내고 보면 재밌는 드라마가 많다. ‘보고 또 보고’, ‘인어아가씨’, ‘하늘이시여’는 지금도 몇몇 장면들이 회자될 정도다. ‘사람 일은 어찌 될 지 모른다’는 전제 하에 은퇴 번복 가능성도 있겠다. 일단 현재까지 ‘압구정백야’는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149회로 종영하는 이 드라마는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사실 ‘압구정백야’는 전작 ‘오로라공주’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욕이란 욕은 다 들었던 임성한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 어떤 일일드라마보다 높은 화제성을 자랑했다. 허나 ‘오로라공주’가 죽음으로 화제성을 일으킨 가운데, ‘압구정백야’는 그의 작품 중에 가장 흥미 요소가 떨어진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그래서 이 드라마가 임성한 작가의 몰락이라는 시선을 받기도 했다.
그의 이해할 수 없는 세계관에 대한 호불호는 차치하고, 독특하고 말도 안 되는 설정이 익숙해진 안방극장에 임성한 작가의 ‘막장 드라마’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방증인 셈이다. 신기해서 보게 되는 매력이 줄어드니 ▲ 파괴된 개연성에 대한 불만 ▲ 시청자들을 호도하고자 하는 뻔한 의도에 대한 불편함 ▲ 운명론과 내세론, 샤머니즘 등 임성한 작가의 세계관에 대한 반감이 더욱 눈에 띄었고 극에 달했다.  
이 가운데 ‘압구정백야’는 지난 24일 134회가 방송됐다. 134회는 백야(박하나 분)와 장화엄(강은탁 분)의 결혼을 반대하기 위해 화엄의 가족들이 백야를 외국으로 보내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는 이야기, 서은하(이보희 분)의 끝없는 악행이 지루하게 펼쳐졌다.
백야와 화엄의 관계가 몇 차례 뒤틀리는 과정에서 누군가가 죽는 것이 아니냐는 밑밥을 깔아놓으며 시청자들의 바짓가랑이를 잡으려고 했던 임성한 작가는 그 외의 이야기는 흥미를 자극하지 못하고 있다. 참을 수 없는 지루함을 안기고 있는 것. 임성한 작가가 남은 15회가량의 이야기에서 어떤 반전을 꾀할 수 있을지 우려 섞인 관심을 받고 있다.
jmpyo@osen.co.kr
‘압구정백야’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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