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나가수', 절반의 성공과 실패 '시즌4 기대해'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4.25 07: 20

음악 경연 프로그램의 원조 ‘나는 가수다 시즌 3’가 13주간의 경연을 마치고 시즌 4를 기약하며 떠났다. 폭발력 있는 화제성은 아니었지만 실력파 가수들이 오로지 음악으로 승부하는 정공법은 안방극장을 매료시켰다. 시즌 4에서는 더 큰 도약을 기대하는 절반의 성공과 실패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는 가수다 시즌 3’가 지난 24일 가왕 양파의 탄생을 알리며 마무리됐다. 지난 1월 30일 출발을 한 후 정확히 13주간의 방송을 하고 마침표를 찍었다. 가수 양파가 가왕이 됐다. 경쟁자인 김경호와 박정현의 축하 속에 양파는 눈물을 흘리며 가왕의 자리에 올랐다.
이 프로그램은 프로 가수들이 무대에 올라 경연을 하는 구성. 2011년 시즌 1, 2012년 시즌 2를 거친 후 3년 만에 정식으로 부활했다. MBC는 그 사이 명절 특집 프로그램으로 두 차례에 걸쳐 방송하며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가수들의 음악 경연은 일단 좋은 노래를 선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을 끌어당겼다. 명곡들을 재해석해서 경연을 벌인다는 구성은 싸움 구경하기 좋아하는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요인이었다.
이번 시즌 3는 언제나처럼 불안한 출발을 했다. ‘나는 가수다’는 출범 이래 김건모 재도전 논란, 경연 결과 사전 공개 논란 등 언제나 잡음이 있었다. 그만큼 프로그램 화제성은 최고였다. 이번 시즌 3 역시 가수 이수가 출연을 확정했다가 하차를 통보받으면서 번잡하게 시작했다. 또한 시즌 1, 2에 비해 출연 가수들이 소위 말하는 ‘급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시즌 1에 출연했던 이소라, 임재범, 김건모가 만들었던 폭발력이 없다는 게 많은 시청자들의 아쉬움이었다.
 
시즌 1 인기를 책임졌던 박정현이 합류하긴 했지만 다른 가수들의 존재감이 시즌 1과 2에 비해 약하다는 것. 이미 원조를 따라하거나 변형한 프로그램들이 범람한 가운데 제작진의 섭외 고충도 모를 바는 아니었지만 ‘라인업이 약하다’는 꼬리표가 달라붙었다. 이미 수차례 봤던 경연 방식이기 때문에 달라진 가수들이 펼쳐놓는 이야기가 강하게 다가오지 않는 ‘스토리텔링’의 한계도 있었다. 이는 사실 장수 예능프로그램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이다.
그래도 ‘나는 가수다3’는 변화에 있어서 꽤나 실험적인 시도가 있었다. 기존 시즌 1과 시즌 2에서 다소 불필요하게 느껴졌던 웃음 담당 패널들을 없앴다. 음악 감상실이라는 구성 하에 김연우, 조규찬, 이본, 김이나(작사가), 권태은(음악감독)이 음악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나 솔직한 감상평을 내놨다. 경연에 대한 극찬만 있는 게 아니라 아쉬운 점도 지적하며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웃음 장치를 없애니 산만하지 않았다. 노래 경연에만 집중하며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 취지를 살리고자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가수들의 재발견도 있었다. 이는 ‘나는 가수다’가 가진 본연의 힘이었다. 오직 노래로만 가수를 바라볼 수 있는 힘, ‘나는 가수다’의 장점이기도 하다. 스윗소로우가 아름다운 화음 뿐만 아니라 무대 장악력이 뛰어나다는 것도 알게 됐고, 김경호와 양파, 하동균 등 워낙 개성이 강해 단조로울 것이라는 섣부른 예단을 무색하게 만든 가수도 있었다.
비록 빨리 탈락했지만 다양한 시도를 통해 무대를 즐긴 휘성, 왜 자신이 ‘나는 가수다’ 여신으로 불리는지를 여실히 증명한 보석 같은 가수 박정현 등도 시청자들을 어지간히 감동적으로 만들었다. 가수들에게는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의 땅이었다. 이들이 긴장하면서도 무대를 마친 후 벅찬 감정을 표현하는데 이유는 있었다. 전 시즌에 비해 힘이 빠진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존재 가치는 증명한 셈이다.
‘나는 가수다’가 방송됐던 금요일 오후 10시는 그야말로 예능 격전지다. tvN ‘꽃보다’ 시리즈와 ‘삼시세끼’가 버티고 있고 SBS ‘정글의 법칙’의 목소리도 여전히 강하다. ‘나는 가수다 시즌 3’는 시청률에서는 큰 재미를 보진 못했지만 음악 경연 프로그램이 여전히 안방극장에 통한다는 사실을 오롯이 보여줬다. 현재 MBC는 시즌 4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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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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