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시대’의 유병재가 매회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청춘들을 위로하고 있다. 코믹하지만 그 속에 따뜻한 위로를 담고 있어 깊이 공감할 수 있다. 거기다 속 시원하게 세상을 향해 일침까지 가해주니 ‘초인시대’를 안 볼 수가 없다.
지난 24일 방송된 tvN 금요드라마 ‘초인시대’(극본 유병재, 연출 김민경) 3회분에서는 병재(유병재 분)가 졸업 후 취업을 준비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 초반 그려진 장면은 청춘들의 가슴을 후벼팠다.
지은과 창환(김창환 분) 등은 졸업식 날 함께 사진을 찍고는 울었다. 왜 울었는지 알고 보니 친구들을 더 이상 보지 못한다는 슬픔이 아니라 학자금 대출에 졸업유예제도가 폐지된 것에 대한 속상함 때문이었다. 지금 대학생들의 현실을 조금 덜하거나 더하지도 않고 솔직하게 보여줘 씁쓸함을 자아냈다.
또한 병재는 취준생(취업준비생)들의 압박면접을 제대로 그렸다. 병재는 ‘지질함’ 그 자체였지만 면접을 준비하는 자세만큼은 진지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지은(송지은 분)이 함께 밥을 먹자고 해도 이를 거절할 정도로 취업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마치 결혼, 연애, 출산을 포기하는 ‘3포 세대’를 그대로 반영하는 듯 했다.
이뿐 아니었다. 병재는 평소와 다르게 슈트를 깔끔하게 입고 면접을 보러 갔지만 면접관의 질문은 정말 ‘황당’스러울 뿐이었다. ‘얼음이 녹으면 무엇이 되냐’이라는 질문에 창의적인 답변을 내놔야 했다.
그러나 병재는 생각이 나지 않아 “물이 된다”고 했고 면접관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다른 지원자들이 “얼음이 녹으면 봄이 된다”고 하자 상당히 만족해했다. 이에 병재는 자신의 초능력을 사용했다.
과거로 시간을 돌려 좀 더 창의적인 답변을 내놨다. 병재는 “얼음이 녹으면 행복해진다”며 생명이 만개하면 모두가 행복해지기 때문이라고 표현했지만 면접관은 “아니다”라며 “얼음이 녹으면 봄이 온다”고 말했다. 창의적인 답변을 원해놓고 ‘정답’이 있는 것처럼 말을 하니 답답할 따름이었다.
결국 병재는 무려 37번이나 옷을 벗어 초능력을 사용, 37번의 똑같은 면접을 봤다. 모두 면접관이 만족할 만한 답변을 했고 병재는 합격을 확신하고 돌아갔다. 하지만 결과는 ‘최종탈락’이었다. 면접관들은 만족한 표정을 지을 때는 언제고 병재를 탈락시켰다.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는 압박면접이었다.
매회 청춘들에게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은 없음을 얘기하고 있는 유병재. 유병재의 얘기가 너무나 현실적이라 씁쓸함을 느끼게 하지만 20대 취준생들의 마음을 가장 잘 알고 있기에 각박한 세상에 그의 위로가 반갑기만 하다.
kangsj@osen.co.kr
tvN ‘초인시대’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