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할배’에서 이서진과 최지우의 묘한 밀당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지만 할배들은 할배들대로 인생의 깊은 맛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한다. 이들이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평균나이 78세 할배들의 우정은 역시 진했다. 단순히 같이 어울리는 것이 아니라 건강을 챙기고 걷는 속도를 맞추는 등 몇 십 년을 함께 한 우정의 깊이는 생각보다 깊었다.
지난 24일 방송된 tvN ‘꽃보다 할배-그리스 편’에서는 메테오라부터 아테네에 이어 코린토스로 이어지는 그리스 여행이 전파를 탔다. 이날도 할배들은 고지대에 위치한 메테오라 수도원에서 서로 이끌고 이끌어주며 여행을 즐겼다.
이들이 나누는 우정은 젊은 사람들의 그것과는 달랐다. 할배들은 무엇이 우정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는 박근형이 스케줄로 먼저 서울에 가야 했다. 이에 할배들은 어느 때보다 애틋했다.
박근형이 떠나는 아침 백일섭은 일찍 준비하는 걸 보고는 놀랐다. 이에 박근형은 “백서방이 가지 말라고 하면 안가고”라고 아쉬운 마음을 농담으로 표현했다. 이어 박근형은 신구, 이순재와 이별의 인사를 나눴다. 박근형은 아쉬움에 신구에게 팔짱을 끼고 이순재와는 포옹을 하며 마음을 달랬다.
특히 박근형과 백일섭의 마음이 애틋했다. 오랜 시간 함께 해온 두 사람은 이별 앞에서 크게 아쉬워했다. 백일섭은 박근형이 떠나기 전날 몇 번이고 비행기 시간을 물어보는가 하면 다음 날 아침에 또 물어봤다. 결국 백일섭은 아픈 몸을 이끌고 박근형을 배웅하러 나섰다. 백일섭은 박근형에게 “오늘 날씨가 좋으면 얼마나 좋겠느냐. 서울 가면 뭐하냐. 그래도 가는 거냐”고 이상한 논리로 어떻게든 박근형을 붙잡으려고 했다.
박근형은 인터뷰에서 “둘이 형제다. 어렸을 적 누가 나를 해코지 하려고 하면 꼭 해결해줬다. 형제야”며 “뒤로 쳐지는 거 보면 안쓰럽다”고 백일섭을 걱정했다. 백일섭은 “어렸을 때부터 둘이 붙어 다녔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관계는 여행할 때 여실히 나타났다. 박근형과 백일섭은 때론 스스럼없는 친구 같다가도 백일섭이 4살 위 형인 박근형을 챙기기도 했다.
여행하며 항상 붙어 다닌 두 사람은 마치 어린 아이들처럼 유치한 농담을 주고받기도 하고 백일섭이 뒤처지면 박근형이 기다리는 등 이들의 우정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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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꽃보다 할배’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