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를 울려’ 속 김정은은 참 시원시원하다. 거침없는 성격에 청소년들을 향한 비단결 엄마의 마음을 갖고 있는 그는 여주인공답게 긍정적이고 귀엽다. 하지만 더 돋보이는 게 있다면 호화스런 액션 연기다. 연기파 배우인 김정은은 그냥 ‘척’만 하는 액션 연기가 아닌 왠지 더 ‘리얼’해 보이면서도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며 형사라는 전직에 어울리는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여자를 울려'(극본 하청옥 연출 김근홍 박상훈)에서는 소매치기로 몰린 정수(김주엽 분)를 구하기 위해 직접 발 벗고 나서는 덕인(김정은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덕인은 아무도 정수의 결백을 믿지 않은 상황에서 그에게 누명을 씌운 범인을 찾기 위해 홀로 수사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도박장, 유흥주점, 외진 아파트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용의자를 찾아 나선 용감한 형사의 모습은 흔한 여주인공에게서 기대할 수 없는 강인함이 있어 눈길을 사로잡았다.
발차기는 기본이다. 상대의 팔을 꺾어서 제압하고, 생수병을 비롯한 도구를 이용하는 덕인의 액션은 예상 밖의 화려한 동작들로 구성돼 있었다. 이런 무술 솜씨를 통해 결국 범인을 찾아낸 그는 학교 폭력 사건에 휘말려 퇴학 위기에 처한 정수를 경찰서에서 빼냈다.
웬만한 남자배우들 뺨을 칠만한 액션연기를 선보인 김정은은 전직 형사 역할을 200% 소화해냈다. 한편으로는 실제 형사라도 이렇게 싸움을 잘하는 여자가 있을까,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러하기에 덕인의 비범한, 영웅적인 모습은 더 부각됐다.
싸움과 더불어 시너지를 일으킨 것은 뭐니 해도 액션과 잘 어울어진 생동감 넘치는 대사 처리. 김정은은 실제 싸움을 좀 해본(?) 여자처럼 으스대는 제스처와 “XX 나오라”는 대사를 코믹하면서도 실감나게 연기해 ‘톡’ 쏘는 사이다처럼 시원한 청량감을 전달했다.
현재 덕인은 남편 경철(인교진 분)의 외도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앞서 교통사고로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잃기까지 한 그의 지난한 인생은 사이다 같은 성격처럼 시원하게 풀려갈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여자를 울려'는 아들을 잃은 한 여자가 자신의 삶을 꿋꿋이 살아가는 과정과 그를 둘러싼 재벌가 집안을 배경으로 인물들의 사랑과 갈등, 용서를 그린 드라마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8시 45분에 방송된다.
eujenej@osen.co.kr
'여자를 울려' 방송화면 캡처